영화: 슈퍼맨(Superman)
원조 슈퍼 히어로 슈퍼맨의 탄생
지금이야 마블 시리즈를 통해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토르, 헐크, 아쿠아 맨 등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다 못 셀 정도의 많은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원조 슈퍼 히어로는 역시 슈퍼맨일 것이다. 만화 <슈퍼맨>은 1938년 미국 대공황 시기에 만화가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에 의해 탄생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슈퍼맨과 쌍벽을 이루은 슈퍼 히어로라면 역시 배트맨(Batman)일 텐데, 배트맨은 슈퍼맨을 펴낸 DC코믹 출판사에 의해 슈퍼맨이 나온 다음 해인 1939년에 탄생하였다.
슈퍼맨과 배트맨은 뚜렷이 대조되는 슈퍼 히어로이다. 슈퍼맨은 외계인으로서 태어날 때부터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비하여 배트맨은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나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 끝에 슈퍼 히어로로 탄생하였다. 그러니까 슈퍼맨은 인간이 아닌 에일리언이며, 배트맨은 순수한 지구 인류이다. 슈퍼맨은 슈퍼 히어로의 대명사로서 “강철의 사나이”(The Man of Steel) 혹은 “내일의 사나이”(The Man of Tomorrow)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영화 <슈퍼맨>은 최초의 슈퍼맨을 주인공으로 하는 실사 영화로서 1978년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별인 크립튼 행성에서는 반역자인 조드 장군 일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크립튼 행성 원로회의는 반역을 위한 폭동을 일으키려 한 혐의로 조드 장군과 일사, 그리고 논 세 명을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인 팬텀 존에 가둔다.
크립튼 원로회의 의원이자 과학자인 조 엘은 크립튼 별이 폭발할 위험이 있으니, 주민들이 빨리 별을 버리고 빠져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위원들은 조 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조 엘은 곧 크립튼 별이 붕괴할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들을 버리고 홀로 별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내와 함께 크립튼 행성에 남기로 하고, 대신 갓 태어난 자신의 아들 칼 엘만을 작은 우주선에 실어 탈출시키려 한다. 곧 크립튼 행성의 붕괴가 시작되고 조 엘은 아들 칼 엘이 탄 우주선을 지구로 향해 날려 보낸다.
미국 텍사스의 농부인 켄트는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하늘에서 떨어진 불덩어리에 놀란다. 불덩어리가 떨어진 곳에 가보니, 거기엔 작은 우주선이 있고 우주선 안으로부터 어린아이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아이가 없던 켄트 부부는 이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삼기로 하였다. 펑크 난 자동차 타이어를 갈아 끼우려고 켄트가 잭으로 차를 들어 올리고 차 아래에서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차가 기울어지는 위기가 닥치는데, 아기는 그 차를 번쩍 들어 켄트를 구해준다.
켄트 부부는 아기에게 클라크 켄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런데 켄트 부부는 클라크 때문에 걱정이 많다. 그들은 켄트가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 할 초능력을 지녔는데, 그것이 알려질 경우 평탄한 삶을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켄트는 가능한 한 켄트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도록 한다. 그렇지만 알게 모르게 학교 친구를 비롯한 클라크의 주위 사람들은 클라크의 초능력을 조금씩 눈치채게 된다.
클라크는 청년이 되며, 나이가 든 켄트는 심장병으로 사망한다. 아버지가 사망한 후 클라크는 얼음으로 덮인 북극 바다로 간다. 거기서 그는 자신이 타고 온 우주선에 실려있는 수정석을 이용하여 자신의 기지를 만든다. 기지가 완성되자 그 안에 프로그래밍되어 있던 컴퓨터가 활성화되어 아버지 조 엘의 화상이 나타나면서 클라크에게 크립톤 행성을 비롯한 자신의 내력, 그리고 우주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준다.
어른이 된 클라크는 메트로폴리스 시티에 있는 데일리 플래닛이라는 신문사에 입사한다. 그곳에서 그는 여기자인 로이스 레인과 친해진다. 클라크는 로이스에게 연정을 느끼는데, 로이스는 클라크를 친한 직장 동료로서만 인식한다.
메트로폴리스 시티에는 크고 작은 여러 사고들이 발생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푸른 옷을 입고 하늘을 나는 초인적인 능력을 보유하는 사람이 나타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곤 한다. 사람들은 그를 “슈퍼맨”이라고 불렀다. 슈퍼맨은 사고 현장에 나타나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범죄자를 체포하여 경찰에 넘긴다. 슈퍼맨은 이제 메트로폴리스 시티, 아니 전 미국의 영웅이 되었다.
이즈음 렉스 루터라는 세기의 범죄자가 활동을 시작한다. 렉스는 범죄를 저지르는 한편 TV를 통해 슈퍼맨의 활약을 보면서, 슈퍼맨이 지구인이 아니란 확신을 갖는다. 슈퍼맨은 로이스를 몇 번인가 위기에서 구해준다. 이 일로 슈퍼맨과 가까워진 로이스는 슈퍼맨에게 연정(戀情)을 갖는다.
렉스는 막대한 돈을 벌 궁리를 하고 있다. 그의 계획은 자신이 미국 서부에 넓은 땅을 사놓은 후, 미군의 미사일 항법장치를 조작하여 2기의 핵미사일을 동부 해안에 떨어트려 미국 동부를 수몰시킴으로써 자신 소유의 서부 땅값을 폭등시키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계획에는 슈퍼맨이 방해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그를 제거하려 한다. 렉스는 슈퍼맨이 크립튼 행성에만 있는 금속인 크립트나이트에 대단히 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운석에 포함되어 있는 크립트나이트를 뽑아내어, 북극에 있는 슈퍼맨의 기지로 간다. 그곳에서 렉스는 슈퍼맨을 불러내어 크립트나이트 목걸이를 슈퍼맨의 목에 걸어 슈퍼맨의 힘을 빼버린다.
렉스는 자신의 여자 동료인 테스 마크가 핵미사일이 떨어질 곳에 자신의 어머니가 살고 있으므로 미사일을 떨어트리지 말라고 호소하여도 그 말을 듣지 않고 계획을 강행한다. 그러자 테스 마크는 슈퍼맨의 목걸이에서 크립트나이트를 빼주고, 자신의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한다. 힘을 되찾은 슈퍼맨은 날아가는 핵미사일을 따라가 하나는 우주공간으로 던져버린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막지 못해 결국 1개는 캘리포니아에 떨어진다. 이 핵폭발로 인해 강력란 지진이 발생하고, 슈퍼맨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렇지만 취재를 위해 이곳으로 달려온 로이스는 균열된 땅 속으로 떨어져 죽는다.
사랑하는 로이스가 죽자 슈퍼맨은 분노한다. 그리고 그는 최후의 선택으로 지구의 자전과 반대방향으로 강력하게 지구를 돈다. 그러자 지구는 반대방향으로 자전하기 시작하며, 이에 따라 시간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로 시간을 돌린 슈퍼맨은 지진으로 위기에 빠진 로이스를 극적으로 구해준다.
로이스는 슈퍼맨이 나타날 때마다 그 자리에는 클라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어렴풋이 혹시 클라크가 슈퍼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영화 슈퍼맨은 촬영 때부터 큰 관심이 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특수촬영 기술이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어떻게 촬영할 것인가 궁금해했다. 푸른색 배경을 한 방에서 푸른색 큰 상자를 놓고 그 위에 슈퍼맨이 올라가 하늘을 나는 모습으로 누은 후 촬영을 하면 푸른색 배경은 사진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하늘 사진과 합성하여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슈퍼맨의 하늘을 나는 모습은 사실 엎드려 누워있는 모습이다. 당시에는 이것을 획기적인 촬영기술이라 했지만, 최근에 슈퍼맨 영화를 보니 어색하고 엉성하지 짝이 없다.
내가 슈퍼맨 영화를 처음 본 것은 1970년대 후반이었는데, 그 당시 큰 기대를 가지고 이 영화를 감상하였지만, 솔직히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는 느낌이었다. 영화의 내용이 너무나 밋밋하여 극적인 재미가 없었다. 그때는 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 모습 등 촬영기술이 엉성하고 어색하다는 느낌도 든다. 최근의 급속한 영화 촬영기술에 눈이 높아진 탓이리라.
그리고 슈퍼맨이 시간을 거꾸로 돌리기 위하여 지구의 자전을 반대방향으로 돌린다. 지구의 자전이 반대방향으로 된다고 해서 시간이 거꾸로 가는지도 의문이지만, 정말 그랬다간 사람과 건물 등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이 반작용으로 파괴되어 우주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시속 약 1,700킬로미터, 초속으로 따지만 약 500미터 정도 된다. 이것을 반대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그 충격은 초속 약 1킬로가 된다. 초속 1킬로로 달리는 트럭 위에 침을 싣고 달리다가 트럭이 급정거한다면 트럭에 실린 짐들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