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서 비롯된 살인사건
우리나라 영화에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것이 많다. 그만큼 학교폭력이 넓게 번져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영화 소재로 삼기에 좋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영화 <6월의 일기>도 학교폭력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범죄영화로서 2005년 한국에서 제작되었다.
강력계 형사인 추자영(신은경 분)은 죽은 언니의 아들인 조카 준하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준하는 사춘기라 그런지 자영에게 상당히 반항적이다. 자영은 애인도 없고, 특별한 취미도 없이 그저 형사 사건의 해결을 삶의 보람인 듯 살아가고 있다. 자연의 수사 파트너는 후배인 김동욱 형사인데, 그는 외골수인 자영과는 달라 상당히 자유분방한 삶을 지향하고 있다.
어느 날 자영과 동욱 앞으로 자살로 추정되는 사건이 배당되는데, 자영은 본능적으로 이 사건이 살인사건일 가능성이 크다는 감을 갖게 된다. 자살한 사람은 고등학생, 그것도 자영의 조카 준하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학생이다. 살인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수사하 착수한 자영과 동욱 앞에 또 다른 학생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시체 부검 결과 죽은 학생의 몸속에서 나온 캡슐에서 일기장 쪽지가 나온다. 그 일기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제 쓰인 것인데, 학생의 죽음을 예고하고 있다. 즉, 이번 사건은 예고살인 사건인 것이다.
죽은 아이들은 둘 다 준하가 다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자영과 동욱은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을 면담하면서 범인의 윤곽을 찾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좀처럼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이번 살인 사건 주위에 의문의 여인이 있었다는 심증을 얻는다. 자영은 그 여자를 찾던 중 고등학교 시절 절친했던 친구 윤희(김윤진 분)를 만난다. 윤희는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간 후 소식이 끊겼었는데, 다시 한국에서 만난 것이다. 윤희는 미국에서 남편과 이혼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와 단 둘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두 번째 죽은 학생의 시체에서 예고되었던 세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피해자는 예고되었던 학생이 아니라 다른 학생이다. 동욱은 세 번째 살인 사건의 목표가 되었던 학생을 다그쳐 살인사건에 대해 추궁한다. 그러자 그 학생은 인터넷 카페에 뜬 동영상을 보여준다. 그 카페는 이 학교 학생들이 만든 카페로서, 동영상에는 여준모라는 학생에 대한 가혹한 학대 사진이 들어있다. 살인사건에서 죽은 학생들은 모두 이 학대 사건의 가해자들이었다.
여준모는 윤희의 아들이었다. 자영은 윤희가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윤희를 만나 살인을 멈추라고 설득한다. 윤희는 말한다. 자산은 미국에서 아이와 함께 돌아온 후 살아가기 위하여 몸이 가루가 되도록 일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아들인 준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였다. 아이가 자신에게 어려움을 호소해도 일로 인해 피로에 지친 자신은 아이에게 관심을 가질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매일매일 학대 속에 살던 준모는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엄마에게 부탁을 한다. 그러나 피로에 지친 윤희는 아이에게 자기를 이제 좀 그만 괴롭히라고 하면서 그러려면 차라리 나가버리라고 소리친다. 그 말을 들은 준모는 이제는 엄마마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그 길로 밖으로 나가 자살해 버린 것이었다. 아들이 자살한 후 비로소 윤희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그동안 아들이 학교에서 겪었던 학대에 대해 알았다. 악랄하기 그지없는 그 동영상을 보고 윤희의 가슴은 찢어졌다. 자신이 아들을 죽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자영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은 윤희는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이 영화에서 아이들이 준모에게 가하는 학대는 악랄하다 못해 잔인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아이들이 철이 없다 하지만 저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집단 따돌림과 학대, 그리고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장치도 없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 그런지는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