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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21. 2023

영화: 영건스(Young Guns)

서부의 무법자 빌리 더 키드의 탄생

우리가 웨스턴 영화를 보면 그 속에는 수없이 많은 무법자가 등장한다. 거기에 등장하는 무법자들은 마치 파리 목숨 보듯이 살인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영화에 나오는 이들 무법자들은 대개 픽션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들이나, 가끔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실제 미국 서부에서 실존하였던 가장 악명 높은 무법자는 누구였을까? 아마 빌리 더 키드(Billy the Kid)가 첫손가락에 꼽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빌리 더 키드는 본명은 윌리엄 헨리 멕카티 주니어(William Henry McCarty, Jr)로서 1859년에 태어나 22살이라는 나이로 생을 마칠 때까지 8인을 죽였다. 전해 내려오기로는 그가 죽인 사람은 21명이고, 여기에는 인디언과 멕시컨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살인은 40명이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이는 상당히 과장된 이야기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의 빌리 더 키드는 살인자에 소도둑, 말도둑 등 중범죄를 거듭한 파렴치한 악당이었으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면서 차츰 전설이 되어, 마치 그를 영웅처럼 묘사하는 영화도 적지 않다. 


영화 <영 건즈>(Young Guns)는 무법자 빌리 더 키드의 생애를 그린 영화로서 1988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어 속편이 제작되기도 하였다. 이 영화에서는 빌리 더 키드는 자신을 보호해준 자비로운 은인을 죽인 악당들에게 복수하는 영웅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빌리 더 키드를 지나치게 미화한 것 같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많으나 고증은 상당히 잘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78년 뉴멕시코주 링컨군 목축업과 상점을 경영하는 존 턴스톨은 부랑자나 갈 곳 없는 소년들을 받아들여 일을 시키면서 교육도 시켜준다. 존 턴스톨은 자비로운 사람으로서, 이들 소년들에게는 마치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어느 날 존 턴스톨이 데리고 있는 소년 가운데 하나인 죠시아와 함께 마을로 갔을 때 산탄총의 총소리와 함께 십여 명의 사람들에게 쫓기는 젊은이를 만나 그를 구해준다. 이 젊은이는 윌리엄 멕카티란 인물로서, 후에 빌리 더 키드라는 별명으로 알려졌다. 


턴스톨을 따라 그의 목장으로 간 빌리는 그곳에서 일하며 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을 만나 우정을 키워나간다. 그리고 턴스톨과 그의 변호사인 알렉스의 보호를 받으면서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빌리는 그곳에서 만난 배트 가렛이라는 뛰어난 총잡이에게 반해 자신도 뛰어난 총잡이가 되겠다고 꿈꾼다. 


어느 날 마을에서 큰 세력을 이루고 있는 로렌스 머피 일당에 의해 턴스톨이 살해되면서 빌리와 그의 동료, 즉 영 건스의 운명은 크게 바뀌게 된다. 영 건스는 턴스톨의 원수를 갚고 싶었지만 머피는 지사와 보안관까지 가입되어 있는 산타페 패밀리를 결성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손을 쓸 수 없어, 영 건스들은 알렉스의 충고를 받아 임시 보안관이 되어 그들을 체포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분노에 찬 빌리가 머피의 부하 몇을 사살해버리는 일이 발생해, 영 건스는 머피 일당에 의해 현상금이 걸려 추적을 받는 신세가 된다. 

빌리는 추격자를 차례차례로 죽이고,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동료까지 쏘아 죽인다. 이러한 과격한 빌리의 행동은 동료들 간에 불화를 부른 데다가, 급기야는 유명한 현상금 사냥꾼 죤 키니의 추적까지 시작된다. 키니의 부하 박쇼트에 의해 영 건스의 리더 격인 딕크가 사살된 것이 결정타가 되어 영 건스는 분열해버리고 만다. 그러나 턴스톨을 직접 죽인 브레디 보안관을 쓰러트리기 위해 영 건즈는 다시 집결하여 보안관 일당들과 싸워 그들을 사살한다. 그러나 보안관을 죽인 일로 영 건즈는 임시 보안관 자격을 박탈당해 완전한 현상금 수배자가 된다. 


빌리는 언제부터인가 빌리 더 키드로 불려지게 되었다. 머피의 부하는 100명, 영 건즈는 불과 5명이다. 빌리와 영 건스는 서로 의논하여, 대통령아 산타페 패밀리의 실태를 파악한다면 사태는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하여 멕시코로 향한다. 국경 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빌리 일행은 그곳에서 알렉스가 머피 일당에게 살해될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빌리 일행은 알렉스를 구하기 위하여 마을에 되돌아와 머피 일당에게 싸움을 건다. 드디어 군대까지 영 건즈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하여 영 건스는 숨어있던 집에 불까지 지르자 영 건스는 궁지로 몰린다. 그렇지만 동료들을 차례차례 잃으면서도 결사의 반격에 나선 영 건스는 죤 키니와 커피를 사살하여 턴스톨의 원수를 갚고 마을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이 일련의 사태를 알게 된 대통령은 지사를 해임시키고, 산타 패밀리를 해산함으로써 링컨 군 전쟁은 끝이 난다. 

살아남은 영 건스는 애인과 결합하거나 과수원을 시작하거나 하며 각자의 인생을 새로이 걸어간다. 빌리는 그 후에도 뉴 멕시코주를 떠나지 않고 있다가 보안관에 의해 사살된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영화에 대해 고증이 잘 되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는 빌리가 사용했다는 총에 대한 고증이 제대로 되었다거나 당시의 서부의 마을이 잘 재현되었다는 등 주로 소품이나 배경에 대한 것인 것 같다.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고증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를 들면 빌리를 비롯한 영 건스가 아버지처럼 따랐다는 턴스톨이 정말 영화에서와 같은 자선가였는지, 아니면 아이들을 사업상 고용한 농장주에 불과한지 확실치 않다. 또 빌리와 영 건스가 정말 턴스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단순한 강도짓이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재미로 감상하는 영화에 대해 너무 진실의 잣대를 꺼내 들어 왈가왈부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 이쯤에서 평화 감상평을 마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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