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겠어,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단 걸. "
고도비만 남성이 울부짖는 이 장면 하나에 매료되어 상영관 찾아 왕복 2시간 거리를 다녀왔다. 하루 한 번 애매한 시간 상영이라 오후가 통째로 날아갔지만 무리해서 보길 잘했다. 주연배우인 브랜든 프레이저는 미이라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라는데 나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그간 여러 부침을 겪었다는 배우 개인의 서사와 영화의 내용이 묘하게 겹치면서 더 큰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였다. 칭찬이 자자한 브랜든 프레이저의 연기는 역시나 대단했고 친구 ‘로지’로 나온 홍 차우도 그에 못지않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며 ‘직시’와 ‘직면’, ‘구원’에 대해 곱씹게 된다.
"나를 봐, 누가 나를 자기 인생에 끼워 넣고 싶어 하겠니. " 라며 자기혐오를 드러내는 찰리의 모습도 안타까웠고 죽음을 예감한 찰리가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는 순간엔 그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나까지 숨이 가빠졌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지라도 타인 앞에서 가림막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용기보다 더 큰 무엇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어쩌면 막다른 길에 이르렀을 때에야 진정한 직면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찰리의 일주일이 더없이 가엾고 그와 동시에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란 나 자신이라는, 그러므로 솔직하게 써야 한다는 찰리의 말은 각자의 앞에 놓인 삶에 그대로 적용할 수도 있겠다. 나는 얼마나 솔직했는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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