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백의 숙흥야매잠 ( 夙興夜寐箴 )

퇴계의 성학십도

by 이재현

닭이 울어 새벽을 알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순간, 마음을 차분히 정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로는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때로는 새로 깨달은 것을 곱씹으며, 모든 일의 순서와 연관을 마음속에 또렷이 새겨봅니다.


이렇게 마음의 근본을 바로 세운 뒤, 동이 트는 시간에 일어납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갖춘 후에, 자세를 바르게 하고 조용히 앉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나면, 떠오르는 아침 햇살처럼 환하고도 밝아집니다. 이 순간, 엄숙함과 단정함, 그리고 고요함과 빛이 어우러집니다.


책을 펼쳐 성현(聖賢)들의 말씀을 대하며, 마치 공자가 눈앞에 앉아 계시고, 제자들이 그 주위에 둘러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성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제자들처럼 반복하여 질문하고 탐구합니다.


하루의 일이 닥치면, 배운 것을 실제로 실천하며, 그 뜻을 증명합니다. 천명(天命)의 밝은 뜻이 언제나 내 앞에 펼쳐져 있음을 느끼며, 하루의 일을 마치고 나면 다시 고요한 상태로 돌아갑니다. 이때의 마음은 잔잔한 연못처럼 투명하고 평온합니다.


이렇듯 나아가고 돌아오는 끝없는 순환 속에서도, 마음은 모든 것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고요할 때는 본바탕을 지키고, 움직일 때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살핍니다. 내 마음이 갈라지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독서를 마친 후에는 간간이 휴식을 취하며, 정신을 이완시키고, 본성을 회복시킵니다.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피로가 몰려와 마음이 흐려지기 쉬운 그때,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정신의 빛을 다시 일으켜야 합니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 때는 손발을 가지런히 하고, 모든 생각을 멈추어 정신에 휴식을 줍니다. 한밤의 신선한 기운이 내 몸과 마음을 새롭게 채울 것입니다. "다하고 나면 다시 새로워진다"는 말처럼, 다음 날 아침은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항상 명심하고, 날마다 그리고 달마다 변함없이 꾸준히 나아가야 합니다.

(위의 글은 퇴계의 성학십도와 AI시대의 리더십 <코비가 묻고, 퇴계가 답하다/이재현저>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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