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공지능 시대와 인간다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

by 이재현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업무 효율은 높아지고, 생활은 편리해지며,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거듭될수록 한 가지 질문이 우리 앞에 선다. “AI 시대에 인간다움은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가?” 이 물음은 단순히 감성적 호소가 아니라, 리더십과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근본적 과제다.


첫째, 인간다움은 공감과 배려의 능력에서 드러난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지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거나 진심으로 위로할 수는 없다. 인간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존재다. 리더가 인간다움을 지킨다는 것은 곧 공동체 안에서 공감과 배려를 실천하는 일이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이 능력만큼은 대체될 수 없다.


둘째, 인간다움은 윤리적 성찰에서 나온다. AI는 효율적인 결과를 제시할 수 있지만,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고민하지는 않는다. 리더는 기술이 제시하는 최적화된 답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 존엄과 공동체의 선에 부합하는지를 숙고해야 한다. 퇴계가 강조한 경(敬)의 정신처럼, 순간순간 스스로를 성찰하고 결정의 동기를 점검하는 태도가 인간다움을 지키는 길이다.


셋째, 인간다움은 창의성과 상상력 속에서 살아 있다. AI는 주어진 데이터와 패턴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지만, 진정한 의미의 창의성은 인간에게서 비롯된다. 기존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전혀 다른 영역을 연결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자산이다. 따라서 교육과 리더십은 기술적 훈련만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적 상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넷째, 인간다움은 관계와 공동체성 안에서 빛난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은 결국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공동체 속에서 나누는 대화와 협력, 돌봄과 연대는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경험이다. 리더가 인간다움을 지킨다는 것은 공동체의 관계를 강화하고, 경쟁보다 협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AI와 공존하는 사회를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간다움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일이다. 의료 AI가 환자의 치료를 돕는다면, 인간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보살피는 역할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교육 AI가 학습을 지원한다면,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함께 격려하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인간다움을 지킨다는 것은 곧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잊지 않는 것이다. 공감과 성찰, 창의성과 공동체성은 기술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자질이다. 리더는 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기술 속에서도 인간다운 길을 걷고 있는가?”
“AI 시대에 내가 지켜야 할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정직하게 답할 때, 리더십은 단순한 기술 관리가 아니라, 인간을 지키는 도덕적 사명으로 빛난다. 그리고 그 순간, AI 시대에도 인간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공감·배려·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