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십도와 리더십의 구조적 상응

리더십의 로드맵

by 이재현

퇴계의 성학십도는 본래 젊은 군주에게 바쳐진 인간학의 지도였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10도의 구조는 단순히 조선 시대의 군주 수양에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 리더십 이론과도 놀라운 상응 관계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성학십도의 단계적 구성이 곧 리더십 발달의 구조적 모형과 겹쳐진다.


첫째, 자기 리더십(Self-Leadership)의 차원이다. 태극도, 서명도, 소학도는 인간이 자기 본성과 사명을 깨닫고, 일상의 작은 습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는 현대 리더십에서 ‘자기 인식(Self-Awareness)’과 ‘자기 관리(Self-Management)’로 대응된다. 코비의 7가지 습관으로 치면 1~3 습관, 즉 주도성, 비전 설정, 우선순위 관리에 해당한다. 성학십도의 출발점이 자기 수양이라는 점은, 오늘날 리더십이 타인을 이끌기 전에 반드시 자기 자신을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과 맞닿아 있다.


둘째, 대인관계 리더십(Interpersonal Leadership)의 차원이다. 대학도와 백록동규도는 개인적 수양이 어떻게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심통성정도 역시 감정과 본성의 조화를 다루며, 이는 리더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조율하는 능력과 직결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학십도가 단순히 개인적 수양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적 삶의 규범과 리더십 원리까지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비의 습관 4~6, 곧 윈-윈 사고, 경청과 공감, 시너지 창출과 구조적으로 상응한다.


셋째, 자기 혁신 리더십(Self-Renewal Leadership)의 차원이다. 인설도, 심학도, 경재잠도, 숙흥야매잠도는 마음을 닦고, 집중하며, 일상 루틴을 관리하는 자기 혁신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곧 리더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자기 쇄신(Self-Renewal)의 기반이다. 리더십 이론에서도, 탁월한 리더는 성취를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며 자기 갱신을 이어간다는 점이 강조된다. 코비의 7번째 습관인 ‘끊임없이 쇄신하라(Sharpen the Saw)’가 성학십도 마지막 부분과 구조적으로 겹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처럼 성학십도는 ‘자기 → 대인관계 → 자기 혁신’이라는 리더십 성장의 3단계 구조를 이미 내포하고 있다. 퇴계가 제시한 10도는 왕이라는 한 개인의 수양을 넘어,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한 리더십의 로드맵으로 읽힐 수 있다. 기술과 환경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리더가 성장해야 할 길은 결국 자기를 경영하고, 타인과 협력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임을 성학십도는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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