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시탐탐 연구소】제4장 : 급한 불 VS 화재예방

Ⅰ. 비대면 전시, 양극화의 새 이름

by 정효민

제4장 : 급한 불을 끌 것인가, 앞으로의 화재를 예방할 것인가 : 예술 뉴딜 정책 '공공미술 프로젝트'


6월 3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추경안은 소상공인 2단계 대출 프로그램과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할인 소비쿠폰, 한국판 뉴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35조 3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여기서 문화예술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판 뉴딜사업인데 이 안에는 전국 공공시설에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포함되어있다. 이 사업은 11억 원의 본예산만 편성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19 유행으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추경에서 759억 원을 증액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나 광장 및 낙후지역에 벽화·조각·그래픽아트 등을 설치하여 주민의 문화향유를 돕고 예술인에게 창작의 기회는 물론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별로 1개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정부는 사업비 80%와 운영비 등을 포함해 759억 원을 지원하는데, 기존 예산에 비해 70배가 불어난 것이 큰 이슈가 되었다.


3차추경.jpg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의결




예술 뉴딜 정책에 대한 비판의 글은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의 <예술계 외면받는 ‘예술 뉴딜’>이라는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부의 ‘예술뉴딜’을 통한 예술인 지원에 대한 취지는 나쁘지 않으나, 정작 수혜자인 문화예술계 반응은 싸늘하다는 입장이다. 이해가 되는 것은 그간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과의 소통 없이 벽화 그리기, 흉물화 되고 있는 조형물 설치 등 아무도 원치 않는 결과물을 남겨왔기 때문이다.


본 기사에는 문화계 관계자의 인터뷰 내용이 있다. “과거 정권에서 시행했던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차별화 없이는 실패한 정책의 우려먹기일 뿐”이라며 “이번에도 일부 예술가들의 배만 불리는 ’ 눈먼 돈‘이 될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충분히 납득할만한 내용이다. 실제로 벽화를 그리거나 조형물을 설치해놓고 시간이 흘러 그것을 지우고 해체하는 작업에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된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기사에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만 너무 혈안이 돼 대규모 예산을 터무니없이 쓰려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속가능성이 없는 일회성 프로젝트에 7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다.


예술뉴딜.JPG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의 <예술계 외면받는 ‘예술 뉴딜’>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예술인과 지역주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소통하겠습니다”라는 게시 하며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


주요 내용은 첫 째,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미술인 일자리 제공과 지역주민 문화향유 증진이라는 당초의 취지를 바탕으로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의 자원과 이야기를 반영하는 등 지역과 일상에 기반을 두어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주민의 의견 없이 예산만 투입된 기존의 공공미술 형태와는 달리 주민들이 원하고 지역성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리고 일상의 영역을 포함할 수 있는 공공미술을 기획하겠다는 뜻이다.


둘째, 벽화나 조형물에 한정하지 않고 미술을 통한 문화적 공간 조성, 공동체 프로그램 운영 들 다양한 유형의 예술작업을 포함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이 사업이 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술인의 중복 참여를 방지하고 다양한 미술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낮은 수준의 벽화나 조형물 등의 미술작품을 형식상 설치하는 것이 아닌 미술을 통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창작활동을 넘어 미술을 통한 새로운 지역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술인 중복 참여를 방지하는 것은 기존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소수의 예술가들에 의해 진행되었던 것과는 달리 다양한 세대, 분야의 미술인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공공미술 프로젝트.JPG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예술인과 지역주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소통하겠습니다”




미국의 경제대공황과 한국의 코로나 19 유행 상황 속에서의 예술뉴딜정책은 “모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지 예술이 더 중요하냐? “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90년 전 루즈벨트 대통령은 ”삶이 힘들수록 희망이 필요한 만큼 예술이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 “라는 말과 함께 뉴딜 정책에 문화예술사업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많은 부분 공감되고 감동되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문화예술의 보호보다는 예술인의 생계와 일자리에 더 많은 시선이 쏠려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번 예술뉴딜정책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문화예술계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위의 내용처럼 ‘급한 불 끄기’에만 모든 재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물론 화재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화’겠지만, 불을 끄는 데만 급급해 ‘화재 예방’을 위한 인력과 장비까지 모두 소모해 버린다면 이후에 또 다른 화재가 발생할 경우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문화예술계는 바로 그 지점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용되는 프로젝트다 보니 공공의 의미를 배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예술가에 대한 직접 지원은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국민들에게 반발을 살 수도 있고, 나라의 세금이 공공이 아닌 개인에게 향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가치판단이 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미술의 형태로 밖에 미술인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사업규모가 확대된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전문가 자문단 지원,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미술계 현장과 소통을 통해 지역주민과 참여 예술인 모두를 만족시키겠다고 한다. 과연 새로운 형태 그리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예술 뉴딜인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사업 종료 시까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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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관리가 미흡해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벽화




※첫 주제인 '전시 분야'에 대한 글은 수시로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큰 주제인 <비대면 전시, 양극화의 새 이름>여러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다른 내용으로 코로나 19 시대의 전시 분야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소통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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