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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Jan 03. 2021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었던, 없었던, 해야만 했던 것

코로나 19를 감각하는 사유들_인천문화재단 기획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었던, 할 수 없었던, 해야만 했던 것들


※ 이 글은 인천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코로나 19를 감각하는 사유들>에 원고 청탁을 받아 작성했던 글로써, 2020년 9월에 쓰여 현재 시점에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화현장에서 일하는 72인이 공동으로 지은 <코로나 19를 감각하는 사유들>은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http://www.ifac.or.kr/IFACBBS/board.php?bo_table=Ifacbbs_dw8702&wr_id=46)에서 PDF 파일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를 감각하는 사유들


 인천 그리고 연수구로 유입된 이방인

 내가 문화예술계 경력을 시작한 건, 2015년 경주 ‘(사) 신라문화원’에서부터였다. 신라문화원에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의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을 업무로 했다. 이후 부산으로 적을 옮겨 문화행사 기획 및 대행업체인 ‘(주) 티플러스’에서 더욱 다양한 행사·축제를 경험했다. 2018년에는 신라의 수도 경주,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을 거쳐 비류 왕자가 고구려를 떠나 수도로 삼은 미추홀 즉, 인천 연수구에서 새로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연수문화원은 향토사를 보전함과 동시에 도시에 어울리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향토사, 탐방, 축제, 공연, 전시, 포럼, 교육 등 문화예술에 포함되는 거의 모든 영역의 사업을 경험하며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인천 연수구로 유입된 이방인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수구 곳곳을 누비며 서서히 인천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마터면 나도

 2019년 말, 연수구에도 신생 문화재단이 설립되었다. 문화예술경영·문화예술경영 전공자, 예술 전공자, 문화예술계 실무자 등 많은 사람이 문화재단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 역시도 문화재단에서 근무해 보는 것이 꿈이었기에 2020년 1월에 나온 활동지역의 신생 문화재단 채용공고는 설렘이자 기회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 무작정 기쁜 소식만 전해졌던 것은 아니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폐렴이 발생하더니, 강한 전염성을 보이며 중국뿐 아닌,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1월 9일, 이 호흡기 감염질환에 대해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발표했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설 명절’을 통해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난 이후,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 범위는 더욱 넓어지게 된다. 결국 1월 30일, 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게 된다.


 설 명절을 조금 앞두고 연수문화재단 신규채용 서류전형에 합격한 나는 편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은 그 사이 어딘가의 마음으로 고향에 다녀왔다. 명절 직후 치러지는 필기시험 때문이었다. 사회적으로 퍼져가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은 매일 커져만 갔고 이를 대처하기 위한 예방책들 또한 함께 강해지고 있었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떡하지?”가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필기시험 일정이 연기되면 어떡하지?”였다. 다행히 1월 30일에 필기시험이 정상적으로 치러졌고, 2월 13일 면접시험까지 통과한 나는 2월 21일에 정식으로 임용될 수 있었다. 그리고 입사한 지 3주 차를 지나던 3월 11일, WHO는 홍콩 독감(1968년), 신종플루(2009)에 이은 사상 세 번째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포하게 된다. 난 지금도 속으로 가끔 생각한다. “하마터면 나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라고 말이다.     


연수문화재단 합격 문자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었던 일

 연수문화재단 7급 주임으로 임용되던 날, 나는 문화사업팀으로 배치됐다.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가장 좋아하는 분야였으니 그저 감사했다. 2020년 담당 업무는 먼저 ‘연수문화예술지원사업’이었다. 연수문화원에서 2년 정도 문화사업을 운영해오면서 이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봤기 때문에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연수문화예술지원사업’은 3월에 단체 및 개인을 최종 선정하여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었다. 9월 13일 현재, 모든 보조사업자에게 지원금이 교부되었으나, 실제로 공연이나 전시가 완료된 비율은 ‘예술표현활동’ 기준, 20개 중 5개로 20%에 불과했다. 사업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대관 취소 혹은 연기’로 간단명료했다. 


 3월부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인천 지역의 공공 전시장, 공연장도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기약은 없지만 2분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이 조금은 잠잠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었다. 공공기관도 예술단체 및 예술가들도 조금 연기하면 곧 예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5월, 이태원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2차 유행은 1차 유행 때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인천의 한 학원강사의 거짓말로 시작된 지역감염은 찬 바람이 불던 문화예술계를 더욱더 얼어붙도록 만들었다. 


 그나마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전시장과 공연장들은 모두 문을 닫게 되었고, 이미 연기된 대관 일정을 통보받은 예술단체와 예술가들은 다시 한번 연기 통보를 받으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일부는 ‘취소’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특히 연수구에 치명적이었던 이유는 ‘문화기반시설’의 형태에 있다. 연수구의 공연장과 전시장은 대부분 공공의 영역에서 운영하고 있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2019년 말 인천을 강타했던 ’돼지 열병‘ 유행 당시에도 연수구의 대다수 공연·전시·축제는 취소되었던 이력이 있다.


 더 큰 차이점은 인접해 있는 중구, 미추홀구, 남동구에는 예술단체와 개인 예술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소규모의 문화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연수구에는 '트라이보울', '아트센터인천', '연수아트홀', '글로벌캠퍼스' 등 중·대규모의 문화기반시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대관료의 부담이 있을뿐더러 코로나 19 유행상황에서는 그나마도 대관 신청이 몰려 일정을 잡기가 어려운 실상이다. ‘2020 연수문화예술지원사업’의 중간 간담회에서 예술단체와 예술가들이 코로나 19로 인한 사업 운영의 어려움으로 ‘대관 불가’를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연수문화재단은 코로나 19라는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 지원사업의 운영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코로나 19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어 대관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공연을 영상으로 스트리밍 하거나 업로드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전시 역시 영상화해서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전시의 경우 영상화하는 것이 어려울 시, 제작된 도록으로 정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연수구미술협회’의 회원전은 광복절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확진자로 인해, 작품 설치 도중에 대관 취소 명령이 내려져, 제작한 도록으로 정산을 대체할 수 있도록 협의가 이루어졌다. 제작된 공연 및 전시 영상은 연수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추후 구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원사업의 수혜 예술단체와 예술가는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렇게라도 예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라고 말이다. 코로나 시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나 역시도 참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없었던 일

 내가 문화사업팀에서 맡은 두 번째 업무는 ‘송도 불꽃 축제’였다. 불꽃 축제는 ‘능허대 문화축제’, ‘송도 맥주 축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함께 연수구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다. 2019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개장을 기념하며 제1회 불꽃 축제가 개최되었고, 2020년 제2회 송도 불꽃 축제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개최될 예정이었다. 5월 개최 예정이던 불꽃 축제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8월 개최로 잠정 연기되었다가, 이태원에서 시작된 2차 유행으로 인해 결국 취소를 결정하게 되었다. 불꽃 축제의 의미가 축하와 열정 같은 의미를 담고 있기에 국민 정서에 반하고, 코로나 19 유행상황 속에서 많은 인원이 모이는 축제를 운영하는 것은 방역체계에 부담을 주고 지역감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 세계 불꽃 축제’가 가장 먼저 취소를 발표했고, ‘포항 국제 불빛 축제’, ‘여수 밤바다 불꽃 축제’도 뒤를 이어 취소를 결정했다. ‘부산 불꽃 축제’도 사실상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2020년도에는 불꽃 축제를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도 불꽃 축제’는 크루즈 여객터미널과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연수구의 국제성을 대표할 축제로 성장하고 있었고, 올해는 특히 인천광역시의 ‘2020 신규 지역특화 관광축제’로 선정되어 시비 1억 원을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었기에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더욱더 아쉽게 느껴졌다.     


 문화예술계에 있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기획과 취지의 사업이라도, 재난 앞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는 상황 말이다. 내가 겪은 것만 해도 가까운 과거인 2019년 가을에 돼지 열병으로 취소된 ‘능허대 문화 축제’, 2016년 경주 대지진으로 취소된 각종 ‘투어 프로그램’, 2015년 메르스의 여파로 취소된 ‘기업연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사실 당해 연도 사업이 취소되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후년도에 삭감될 예산이다. 국가적 재난을 겪은 후,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삭감되는 예산은 문화예술 관련 예산인 데다가, 지난해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썼는지가 다음 해의 예산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부디 올해 할 수 없었던 일이 내년에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출처 : 인천광역시 연수구


코로나 시대에 해야만 했던 일

 연수문화재단은 4월 10일부터 15일까지 ‘연수구 예술인 코로나 19 피해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던 시기였고, 정부와 각 지자체가 예술인에 대한 지원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시기였다. 


 피해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발급하는 ‘예술활동 증명’이 없는 상태였고 13%가 심사를 거치고 있었다. 28%만이 ‘예술인 지원대책’의 필요조건인 ‘예술활동 증명’이 되어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 내용은 ‘활동 중단으로 인한 수입 감소’가 69%로 가장 많았고, ‘공간 운영, 유지관리 부담 증가’와 ‘위약금 등 취소 비용 발생’ 그리고 ‘기타 피해’를 합치면 21.3%에 달했다. 즉, 90.2%가 코로나 19로 인해 다양한 피해를 보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호하는 코로나 19 대응 지원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창작준비 지원’을 45%가 선택했고, ‘예술표현활동 추가 지원’, ‘콘텐츠 제작지원’이 그 뒤를 이었다.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인건비, 재료구입비, 대관료 등의 창작 준비를 위한 지원 정책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연수문화재단은 ‘연수구 예술인 코로나 19 피해실태조사’를 토대로 ‘코로나 19 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을 준비했다. 피해실태조사가 4월 15일에 종료된 후. 일주일 만인 4월 22일부터 접수를 시작했다. 


 ‘코로나 19 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은 말 그대로 예술 활동을 준비하기 위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임차료 및 장비 임차’, ‘도서 구입 및 행사 관람’, ‘재료, 물품 구입비’, ‘출품료’ 등 폭넓은 예술활동 준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모 결과 127명이 신청했고, 연수구 외 거주자 10명을 제외한 117명에게 실수령액 299,956원을 지급했다. 지원금 지급이 완료된 시점은 5월 18일이었다. ‘연수구 예술인 코로나 19 피해실태조사’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긴급지원금 지급이 완료된 것은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연수구 예술인들이 겪고 있을 몸과 마음의 짐을 하루라도 빨리 함께 짊어지기 위해, 신청 자격을 최소화하고 제출 서류를 간소화한 노력 덕분이었다.     


 연수문화재단은 6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코로나 19 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 활동 보고서’를 제출받았고, 7월 10일부터 8월 2일까지는 ‘코로나 19 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연수구 예술인들은 긴급지원금을 통해 ‘재료 및 물품 구입’을 36%로 가장 많이 했고, ‘주유비, 교통비’, ‘악기 및 장비 임대’, ‘도서구입 및 전시, 공연, 영화 관람’ 순으로 예술 활동을 위한 직·간접적인 준비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연수문화재단 ‘코로나 19 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이 필요했던 당위성과 신청 자격 최소화 및 제출서류 간소화가 필요했던 이유는 만족도 조사에 잘 드러난다.


 예술가들이 남긴 정성적 평가를 보면, ① “소득이 현저히 줄어든 지금 같은 시기에 예술 활동에 집중할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연수구가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도록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② “예술가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가일 수 있는 시간을 선물 받았습니다. 예술 활동 지원금 기획서를 쓰면서도 설레었고, 예술 활동을 하면서는 정말 감사했어요. 코로나 시기에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술인을 이해하고, 예술 활동에 도움 주고자 하는 기관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③ “연수문화재단의 예술인 지원의 핵심은 과감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진 방직, 선정방식, 선정 조건, 경과 및 결과 보고 방식이 다른 타 지원기관들의 시스템에 비해 상당히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고 느껴지는데 이러한 과감함이 진짜 긴급지원의 목표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생각됩니다. 예술인들의 다양한 표현 활동의 즉흥성과 그러한 즉흥성의 필요성을 명확히 이해는 듯한 이번 지원은 기관과 예술인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의 첫 단추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힘들어서 버티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이 지원금을 왜 받아야 하며 받아서 어떻게 쓸지 계획과 통제를 기반으로 신청을 받았다면 모두 지쳐버렸을 겁니다. 이번 긴급 지원은 그저 지원이 아닌 소통하려는 재단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여졌고 내가 느낀 이 생각들을 많은 예술인도 같이 느꼈으면 합니다.”와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예술인들은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생계에 위협이 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 상반기에 예술을 통한 수입이 ‘0원‘이었음을 밝힌 예술가들도 많았다. 가장 큰 서러움은 정부나 각 지차에서 마련한 ’예술인 지원금’을 받으려면 스스로가 예술가임을 증명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활동 증명’을 발급받아야만 나라가 인정한 예술가가 될 수 있었다. 그게 아니면, 각 기관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예술가로서의 자격조건을 다른 식으로 증명해내야 했다. 결론적으로 스스로 ‘가난한 예술가’ 임을 강력히 어필해야 복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2019년 5월 에세이를 발간하고, 10회가량의 북 토크 및 강연도 진행했다. 나 자신을 작가라 생각했고 위에서 언급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활동 증명’을 신청했다. 큰 어려움 없이 발급받으리라 생각했던 예술활동 증명은 조건이 부족하는 이유로 발급되지 않았다. 책을 통해 발생한 수익과 활동 내역을 이미지로 잘 정리해서 제출했는데도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을 때의 부끄러움과 서러움은 아직도 잘 기억난다. 스스로 작가이고 예술가임을 더 열심히 어필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연수문화재단의 직원이지만,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나도 똑같은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기에 이번 ‘코로나 19 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에 더 큰 애착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약 재단 직원이 아닌 채로, 다른 기관에서 마련한 긴급지원금을 받기 위해 신청서류를 써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나는 예술가가 아니어서 긴급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처럼 스스로 예술가라 생각하고 다음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연수구의 어떤 예술가가,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의심 없이 긴급지원금을 받았으리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참 좋아진다.     


연수문화재단 <코로나 19대응 예술활동준비 긴급지원> 포스터


앞으로 해야 할 일

 지금까지 코로나 시대에 시작된 나의 새로운 직장생활과 연수문화재단에서 맡게 된 업무인 ‘예술지원사업’, ‘문화관광축제’, ‘예술인 긴급지원’을 통해 ‘코로나 19와 연수구의 문화예술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문화예술계에도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이 명확히 나누어졌다. 이제 우리는 임기응변식의 ‘선택과 집중’을 하든,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뒤로한 채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야할 것이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알 수 없는 지금, 그럼에도 좋은 선택을 하도록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하는 가장 큰 미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훗날 코로나 19 시대의 2020년을 돌아봤을 때예술인들에 대한 정책이 선진화되고 우리나라 문화예술계가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아프지만 소중했던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2020년 4월 언택트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토요문화마당 with 연수! 자동차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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