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사부작'
녀석들은 도대체 무얼 하는지 밤이 늦도록 잠을 자지 않는다.
"엄마 오늘은 계란 프라이를 먹어야 해!"
"왜?"
"왜냐하면 오늘은 프라이데이니까!"
귀여운 일곱 살 형아 입에서 아재 같은 실없는 농담이 나오더니, 이내 둘은 깔깔거린다.
밤이 늦었어도, 잘 생각이 없는 듯 엄마의 털실을 자르고, 색종이로 데칼코마니 자르기를 하더니 거실 곳곳에 빈 벽이 없도록 야무지게 만들어 붙였다.
거실 벽은 원래 그림도 그리고 꾸미라고 있는 게 아니겠냐며..
너희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예전에 우리가 살던 집 거실 벽은 크레파스, 색연필, 물감, 각종 미술도구들로 알 수 없는 낙서들로 가득했었다.
남들이 보기에 정신 사납다며 혀를 내둘렀던 그 벽이, 엄마는 이사 오던 날 마지막까지도 아쉬워 벽지를 잘라서 가져오고 싶었다.
너희의 키가 자라는 것을 표시한 벽이,
너희의 낙서와 각가지 그림을 그린 벽이 지금까지도 아쉽다.
그래서 엄마는 벽에 무얼 붙이거나 그리는 거에 크게 간섭을 하지 않는다. 이 것도 이때가 지나면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아니까.
이런 놀이를 할 때면 온이와 유는 의기투합이 어찌나 잘 되는지.. 싸우지 않고 엄마를 부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고맙다.
금요일 밤.
나름대로 불금을 보내던 온이와 유는 색종이로 만들고 붙이고 오리기 바쁘다가 아빠의 고단함을 알리 없는 너희는 잠에 취한 아빠한테 자랑하기 바빴다.
거실로 돌아온 너희는 대뜸 아빠한테 편지를 쓴다고 했다.
"엄마도 써 줘"
"엄마는 안돼!"
"엄마는 도시락에 가끔 편지 넣어주는데 답장도 안 주더니.. 아빠한테만 편지 써주고 엄마 서운해."
쓰는 김에 엄마도 같이 써달라고 하는데도 다음에 써준다며 미루기만 했다.
깔깔거리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너희의 꿍꿍이가 궁금하고 근처에도 못 오게 하는 것이 내심 서운했다.
너희는 엄마를 서운하게 하면서까지 아빠의 작은 협탁 옆에 편지랑 선물을 내려놓으며 아빠 얼굴에 뽀뽀를 했다.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지만, 아빠 편지를 절대로 만지면 안 된다는 너희에게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으니 꾹 참을 수밖에..
이튿날 엄마는 아빠한테 빨리 편지를 읽어보라고 했다.
편지가 있는지도 모르던 아빠는 엄마의 재촉에 선물상자를 열었다.
색종이로 접은 상자 속에는 너희의 소중한 구슬이.
편지는 생각지 못한 행운의 편지가..
엄마는 배꼽을 잡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토록 귀엽고 깜찍한 일곱 살을 보았을까,
어젯밤 그렇게 엄마를 섭섭하게 하더니, 너희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