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의 다른 이름 예비초등생

by 자잘한기쁨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바빴던 올해 초.

욕심껏 가르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많이 뛰어놀아야 한다는 것도 너무 잘 알겠어서 어느 날은 놀아야겠다가 또 어느 날은 공부시켜야겠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 했었다.

지나고 보니 올해는 계속해서 충돌하는 마음속에서 중심을 잡느라 바빴고, 작은 경험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안달 났지만 경험해본 적 없는 시기에 머물면서 생각보다도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아쉬웠다.


유치원에서 예비 초등학생이라는 말을 배워오더니, 정말로 형아가 되는 것 마냥 들뜨더니 말끝에 대부분 '우리는 예비 초등학생이니까'를 붙이며 말했다.

온이와 유도 학교에 간다는 게 설레고, 두려운지 귀동냥으로 들은 말로 엄마에게 전하기 바빴다.


"엄마 엄마, 수영장에서 시후 형아가 그러는데 초등학생이 되면 학원에서 영어시험도 보는데 틀리면 다 맞출 때까지 시험도 보고, 못하면 집에도 못 가고 남아서 한대."


"엄마 엄마, 학교 가면 40분이나 가만히 앉아 있어야 된대. 그래서 쉬 마려워도 참아야 된대."


"엄마 엄마, 어떤 형아가 그러는데 학교가 지옥이래. 진짜 지옥이야? 정말 그런 거야?"


학교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한 너희의 말에 무던하려 애썼던 엄마조차 두근거리는 것 같았다.

눈물 콧물 쏟아가며 자지러지던 첫 어린이집 입학이 떠올랐고,

유치원 셔틀버스를 안 타겠다며 매달리던 다섯 살 유치원 생활도 생각났다.

지나왔던 너희의 작은 시작들이 하나 둘 떠오르자, 또 다른 처음을 앞둔 너희가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웠다.


우리가 여름내 매미를 잡던 소공원 앞을 지나자, 온이와 유는 그동안은 무심히 지나쳤던 학교를 가리키며 "엄마 여기가 우리가 다니게 될 학교야?"라고 물었다.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냐며, 건물도 예쁘고, 놀이터도 있는 멋진 학교 같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온이와 유는 걸음을 멈추고 한 참을 살피더니, 걷다가 멈추고 뒤돌아 바라보기까지 했다.

그런 너희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자니 몇 번이나 울컥거렸다. 주책맞게 울 수는 없어서 애먼 눈을 끔뻑거리며 눈물을 주워 담으려 했다.

엄마는 이상한 포인트에서 마음이 저릿할 때가 있는데, 그날 역시 그랬다.

믿는 만큼 자란다는 말을 마음 한 구석에 놓고, 그 말을 믿음 삼아 지나왔던 날들이 이렇게 커져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그런 와중에 취학통지서를 받아 들고, 예비소집일을 확인하면서 학교생활이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은 더 커지고,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조금 더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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