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매미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귓전에서 울어대는 듯 집 안이 쩌렁쩌렁하게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돌려 베란다를 보니 방충망으로 매미가 날아와 붙었다. 고작 매미 한 마리의 울음이 그렇게 크단 말인가.
배를 들썩거리며 목청이 찢어져라 울어대 봤자 여기선 짝을 찾을 수도 없는데 어째서 20층까지 날아왔을까.
작년에도 올해도 기다리던 친구라도 찾아온 듯 온이와 유는 베란다로 쫓아와 들썩이는 매미를 쳐다보며 말했다.
"맴 맴 맴 맴 맴 맴 맴~~~~ 우는 매미는 참매미고,
매애앰~~~~~~ 이렇게 우는 건 말매미, 그리고 씁씁~~ 이렇게 우는 건 쓰름매미야. 근데 쓰름매미는 잘 없어. 지금 여기 있는 애는 말매미 수컷이야. 크기도 크고 매애앰~~ 이렇게 울고 있잖아."
엄마가 듣기엔 다 똑같은 매미 소리 같았다.
'매미가 맴맴 울지 엉엉 울까 다 똑같지.'라고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계속해서 매미 소리가 다르다고 생김새와 크기를 계속해서 엄마가 알아들을 때까지 설명하려고 했다.
온이와 유가 하는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틀린 말이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면 된 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매일 같이 집 앞 소공원으로 매미잡기 출근을 하면서 생김새도 우는 소리도 크기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한 나무에서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마치 축구경기장에서 파도타기 응원이 순차적으로 넘어오듯, 매미의 울음소리는 파도타기 하듯 가깝게 들리다가 귀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커졌다.
온이와 유는 나무마다 매미를 찾아내 잡았고,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엄마가 잠자리채를 휘둘러 매미를 낚아챘다.
그러면 너희는 날개가 찢어지지 않게 살살 떼어다 채집통에 넣었다. 채집통에 들어간 매미가 힘이 없어지기 전에 날려주고, 또 다른 매미를 잡고 해가 떨어져도 끝나지 않는 매미잡기는 계속되었다.
작은 공원을 수색 아닌 수색을 하느라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면서도 도무지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공원의 그 많은 나무 중에도 이팝나무에는 매미가 별로 없고, 느티나무와 참나무에는 매미가 많다는 것 알아냈고, 채집통에 있다가 잘 살라며 매미를 날리자마자 까치가 날아와 낚아채가는 모습을 보고 온이는 먹이사슬을 알았다고 했다.
엄마는 태어나서 이렇게 열심히, 그것도 매일같이 매미를 잡아 본 적도, 가까이 한 마리씩 살펴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런 엄마에게 용기 내서 만져보라고 했지만, 엄마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엄마의 용기는 잠자리채로 낚아채 주는 것까지만으로 하자고 했다.
엄마가 낚아챈 잠자리채에서 온이와 유는 경쟁하듯 각자 채집통에 한 마리라도 더 넣으려 하다가 매미의 날개가 찢어지고 말았다.
한 마리라도 더 가져오려고 욕심을 내던 유도 매미 날개가 찢어지자 행동을 멈추었다.
"어떡해. 어떡해 미안해서 어떡하지 불쌍해서 어떡하지. 일부러 한 건 아닌데. 어떡하지" 어쩔 줄 몰라했다.
그 모습을 보자 온이는 울음을 터트리며 원망하듯 말했다.
"매미를 그렇게 날개를 잡으면 어떡해. 매미 날개 찢어져서 날지도 못하게 되면 새한테 먹힐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잡아. 어떡해 매미 불쌍해서 어떡해"
땀에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온이의 얼굴을 닦아주고, 어쩔 줄 몰라하며 울먹이던 유를 토닥였다.
"우리가 함부로 잡으면 다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심하자. 기왕이면 눈으로 보면 좋고 꼭 잡고 싶으면 다치지 않고 죽기 전에 놓아주자"
"맞아 유치원에서 살생유택이라고 선생님이 알려줬어. 조심해서 할게"
기특하게도 그 순간 살생유택이 떠올랐던 유가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오늘은 그 걸로 됐다. 매미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죽은 것은 발로 밟지 않게 조심하는 것으로, 내 작은 행동으로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