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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게츠 Feb 11. 2018

완벽한 공부법

모든 공부의 최고 지침서

자기 계발서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자기 계발서를 5권 정도 읽었다. 막연히 '내 삶에 도움이 될만한 활동을 해보자!' 해서 시작한 독서였다. 그래서 서점에서 눈길이 갔던 건 자기 계발 코너였고 자기 계발서를 하나, 둘씩 읽게 되었다. 첫 느낌은 좋았다. 독서 습관이 없던 나는 독서가 힘들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책이 쉽게 읽혀서 '독서 체질인가 봐?'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좋았던 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어제 군대를 전역한듯한 열정이 끓어오르고 던 점이었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얻은 듯한 뿌듯함은 얼마 가지 못했다. 책에서 소개한 멋진 사례들과는 반대로 실제 내 생활은 크게 변한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읽기만 해서는 내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자기 계발서의 내용이 '원래 알고 있던 뻔한 것들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그 뒤로 2권의 책을 더 읽고 난 뒤였다.


왜 이런 류의 책을 읽어도 나는 그대로일까?

첫째,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기 계발서에서 나온 내용의 90%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내가 똑똑하다거나 상식이 풍부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자기 계발서에서 다루는 내용이 뻔해서다. '독서가 중요하다,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노력하라, 계획을 세워라, 겸손하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라' 결국 이런 내용이란 걸 왜 진작에 몰랐을까? 독서가 처음이었던 난 글 읽는데 급급했고 내용 파악은 되지 않았나 보다.

둘째, 저자의 주관적인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기 때문이다. 계발서 대부분이 저자의 과거 경험에서 파생된 내용이기에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누군가는 청춘을 위로해준다고 생각할 수 지만 그 말은 들은 힘든 청춘은 화가 날 수 있다. 읽는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한들 나에게 전혀 현실성 없는 내용이라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나는 자기계발서를 꺼려하게 되었다. 「완벽한 공부법」 서평에 웬 자기 계발서 이야기냐고? 「완벽한 공부법」은 공부법과 자기 계발서를 섞어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서들


공부법이든 자기계발서든

사실 자기 계발서든 공부법이든 책 내용이 좋으면 땡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내용, '이런것 까지 굳이?'라고 생각들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완벽한 공부법」은 공부법의 배경 지식이 포함되어있다. 예를 들어 기억에 관한 내용을 다룰땐 단기 기억과 장기기억에 대해 상세히 또한 기억을 불러일으킬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까지 서술한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것들이 '공부법을 설명하는데 필요한가?'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요'.

단적인 예로 '기억' 챕터에서 단기 기억의 종류를 4가지로, 장기기억의 종류를 4가지로 구분하고 각 기억의 특징과 각 기억 간의 차이점을 서술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뒤에 나올 내용은 장, 단기 기억을 활용한 공부법이어야 한다. 하지만 제시된 공부법은 전혀 상관없는 공부법이다. 장, 단기 기억이 뭔지 간단히만 설명해도 됐을 내용을 길게 늘여 쓴 것이다. 기억에 대한 뇌과학적 접근도 마찬가지며 이런 식의 '공부법과 크게 관련이 없는 내용'이 곧곧에서 발견된다. '사회성' 챕터의 내용 전개 과정은 이렇다.

1.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 3개와 뇌과학 지식을 설명한다)

2. 인간이 외로우면 주의력, 자제력, 지능지수가 떨어진다.

3. 외로우면 신체 기능이 나빠진다.

4. 우정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한다.

5. 대인관계가 성공을 결정짓는다.

6. 공감능력을 높이는 방법

7. 대인관계를 높이는 기술들

여기서 공부법과 관련된 내용은 2번, 3번 뿐이다.




자극적인 제목

물론 나쁜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부를 하고 난 후 정리를 하거나 간단한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는 생각은 평소에도 하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않았다. 이에 관해 '메타인지' 챕터에서 그래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알게 되어 고개가 끄덕여졌다. '영어'챕터에 나온 영어 학습법은 명심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앞으로 이 내용을 중심으로 영어공부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든' 공부의 최고 지침서'라는 부제를 보면 알 수 있듯 이 책의 타깃은 광범위하다. 학생들에게, 회사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번갈아 나온다. 따라서 공부법이라고 말하기엔 추상적이거나 허술한 부분이 많다.  공부법과 관련된 챕터는 메타인지, 기억, 목표, 노력, 영어고 나머지는 '인생에 관한 조언이나 알아두면 좋을 사실들'을 써놓은 자기 계발서의 성격이 강하다.

책에서 신박사가 만든 페이스북 컨탠츠가 다른 페이지에서 무단으로 사용되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불법으로 컨탠츠를 사용한 다른 페이지에선 게시물의 제목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바꿔 오히려 신박사의 페이지보다 많은 반응을 끌어냈다고 한다. 어쩌면 두 단어로 이뤄진 책의 제목 '완벽한', '공부법'도 일화에서 언급한 자극적인 제목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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