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에서 시작하는 베트남여행, +1
인천공항에서는 이번 여행이 대단히 행운에 가득 찬 축복받은 여행이 될 줄 알았다. 뜻하지 않게 얻은 비상구 좌석은 저가항공을 이용한 다섯시간 가까운 비행도 편안하게 해줬다. 하지만 그것이 최후의 만찬 같은 일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민폐인 커다란 가방을 들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는 11시가 넘어 출발하지만 배낭을 끌고 출근하는 사람들과 섞일 자신이 없어서 해가 다 뜨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섰다.
짐이 될 두꺼운 옷을 가져가지 않기 위해 후드 집업에 얇은 청바지만 입은 터라 추운 동남아여행이 시작되었다.
뜻밖의 행운으로 다리 뻗고 갈 수 있는 비상구좌석을 얻어냈다.
누가 봐도 놀러 가는 복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약 올리지 않은 보상인지도 모른다.
여행 운이 나쁘지 않을 모양이다.
5시간의 비행이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다.
어느덧 다낭에 도착했다.
공항엔 롯데면세점부터 하나투어까지 한국의 흔적이 많다.
단순히 한국 여행객이 많은 것이 아니라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을 먼저 알아냈나 보다.
신기하다가도 입국 후 제일 먼저 만나는 것들이 로컬기업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다.
환전 후 무거워진 지갑을 들고 택시에 탔다.
숙소까지 가는 동안 베트남다운 풍경이 보인다.
오토바이, 그리고 오토바이,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
가는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일제히 오토바이를 세우고 우비를 쓴다.
오토바이 전체를 덮는 우비가 있다.
도로 구경이 재밌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돈의 단위와 물가가 워낙 달라서 택시비 계산부터 어렵다.
고작 숙소까지 왔을 뿐인데 벌써 해가 지려 한다.
첫 목적지는 밥도 관광도 아니다.
다낭역으로 갔다.
이번 여행 중에 기차를 두 번 탈 예정인데 한국에서 예매하기가 힘들어서 현지에서 예매하기로 했다.
기차역이 없는 도시들도 많기 때문에 다낭에서 예매를 마쳐본다.
다낭역은 매우 한산했다.
지하철역보다 사람이 없는 기차역이다.
2개의 기차표를 사는데 100만 동 가까운 돈이 들어간다.
엄청난 돈을 쓰고 나온 기분이다.
한국 돈으로 계산하니 5만 원이 안된다.
베트남 물가 적응이 쉽지 않을 예정이다.
기차표를 사고 도전 하나가 끝났다는 생각에 다리가 아파져 온다.
얼마 전에 발을 삐어서 침을 맞았었는데 비행기에서 다리가 부었는지 다시 말썽이다.
핑계 삼아 여행 시작부터 마사지를 받기로 한다.
동남아의 교통질서에 익숙하지 못하고 비까지 와서 가는 길이 어렵다.
마사지 가격은 동남아다웠다.
노동력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뻔했으나 마사지사의 감사한 손길이 모든 생각을 노곤하게 만든다.
살짝 풀린 몸으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