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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규네 홈스쿨 Mar 08. 2022

코로나 위기, 홈스쿨링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기

영재고, 영재학교 입시 Story #3




2020년 1월, 코로나 발생 후 세상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급히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꽤나 오랫동안 방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재개해 정상화시키는 것이 전부처럼 보였지만, 아이들은 한동안 마음껏 운동장을 누리며 뛰어다닐 수 없었습니다.


자기 방에서 화면을 보고 체조를 하며 체육시간을 보내고, 학교를 가더라도 친구와 말 한마디 섞을 수 없었고, 거리를 유지하며 홀로 시간을 보내야 했지요.


전에 유현준 교수님이 학교 건축과 기능에 대해 책과 방송에서 이야기를 하신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공간을 넘어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의견들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였습니다. 책 [공간이 만든 공간, 을유문화사]은 대학 4년 동안 건축 공부를 헛했구나... 나도 이렇게 배웠다면 좀 더 호기심을 키우며 배웠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을 떨칠 수 없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학교 건축에 대한 그의 신랄한 비판은  생각을 대변해주는 것처럼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분이 한 방송에서 학교의 기능에 대해 세 가지 정도로 명료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 지식 전달의 기능으로 평등교육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우고 학습하는 기초학력을 채우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  위탁 기능으로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안전하게 맡겨 놓을 수 있는 탁아의 기능을 말합니다.

셋째,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으로 또래집단과 관계를 맺고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경험을 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코로나로 인해 온.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두 번째 , 세 번째인 위탁 기능과 공동체 경험의 기회가 사라지고 충분한 대안이 마련되고 있지 않아 걱정입니다.


심지어 첫 번째 교육의 기능조차도 온라인 너머 진행되다 보니 효율이 떨어지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등 뒤에서 바라보는 부모들은 학교 수업의 실상들을 보며 좌절했고, 실망했습니다. 그 수업을 대하는 내 자녀의 태도와 반응들을 보며 더 불안해졌고, 걱정은 산처럼 쌓여만 갔지요. 그리고 그 불안감은 다시 사교육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되겠지요... 뭐라도 배워 오겠지 하면서요... ㅠㅠ


물론 그 가운데에서도 아이들을 깨어나게 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동기를 갖게 하는 교사가 있다는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교사들 자체도 기계적으로 해오던 수업 방식과 툴을 전면 재고해야 하는 상황에 던져지면서 수업에 대한 고민들을 다시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학교가 바뀔 기회!

위기는 늘 또 다른 기회가 되는 법!


코로나 발생 이후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학교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업을 오프라인이냐, 온라인이냐 정도로, 그저 기술적인 지원만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해야 할까요?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학부모의 입장인 점 이해해주시길요^^)


10년 살던 집을 이사하게 되면, 집안 대청소로 시작해 이사 간 집에서 짐을 간소화해야지, 불필요한 것들은 사지 말아야지, 정리방식을 바꿔야지 등등을 고민하다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기도 합니다. 물론 그리 하기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결심이 필요하겠지요. 마치 저희 가족이 아파트에 살다가 초소형 한옥으로 이사오며 어쩔 수 없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듯이요^^


하지만 학교는 오히려 아이들의 공동생활, 사회생활의 중요한 기능을 잊거나 뒤로 미룬 채, 학습 결손, 기술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챙기기에도 바빴습니다.


이 광경들을 지켜보며 많은 부모들이 고민했습니다.

차라리 이럴 거면 집에서 공부하는 게 낫겠는데? 라며…


그나마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퇴근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부모들의 경우는 진지하게 홈스쿨링을 고민한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홈스쿨링을 경험한 이로서 이 기회에 부모들이 학교에 맡겨 놓고 미루어두던 아이들 교육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계획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자퇴를 하고 홈스쿨링을 하는 시간 동안, 가장 큰 수혜는 뭘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 인생에 대한 이른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아이가 학교를 잘 다녔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냥 잘한다고 덮어두고 신경을 끄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학교에서 알아서 하겠지… '그저 학교를 잘 다니니 잘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별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 크고 있다며 아이 교육에 대해 나도 모르게 미루다 보면 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 입시라는 문을 한번 겪거나 대학 입시를 앞두고 그제야 아이 진로나 인생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초등학교를 자퇴하고 매일같이 물어야 했던 것은 이 아이의 10년? 20년 후의 모습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계획표를 짜 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한 달 계획, 1년 계획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아이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계획들이 앞서야 1년 계획이 마련되고, 한 달 계획, 하루 계획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계속된 질문은...

'과연 이 아이가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면서 일할 수 있는 분야는 뭘까?'

' 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

' 이 아이가 꿈꾸는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

이런 질문들을 아이와 나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아이 삶의 방향들을 흐릿하게나마 잡아 나가는 고민들이 매일같이 해야 했습니다.


근대 초등학교는 100년 이상 넘는 역사로 아이들의 초등 교육 계획이 서 있고, 연간 계획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초등학교를 뒤로 하고 나온 아이에게 그 교육계획을 똑같이 들이밀 수는 없었습니다.


수정 자본주의처럼

수정된 학교 버전?

내 아이의 현실을 반영한 교육계획이 필요했습니다.


그게 홈스쿨링의 가장 어려운 점이자 장점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아이 한 명인 학교에서의 교육계획은 아이가 그 중심에 있기 마련입니다. 결국 홈스쿨링을 하며 얻은 가장 큰 수혜이기도 한,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연간 계획으로 서툴게 이어져 하루하루 일상을 조금씩 설득시켜 나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 밖, 혹은 학교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지금은 아이의 인생계획을 세워야 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계획이라고 해서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그 계획은 늘 바뀔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학교 교육, 학교 수업 풍경이 눈에 차지 않는 지금, 학교 탓을 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학교 교육의 민낯을 본 이상,


가정 안에서

아이의 인생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10년 후 아이는 스스로의 어떤 모습을 즐겁게 상상하는지…

그리고 그 상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위해 올해 1년 동안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은 없는지... 대화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경험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계획해보는 그 과정들을 자꾸 경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패의 경험만큼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없습니다. 추상적인 자신의 삶의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를 계획하는 인생.


어린이든... 어른이든 삶에서 늘 필요한 부분입니다. 어려서부터 습관을 들이고 몸에 배도록 해야 하는 부분은 어쩌면 그런 부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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