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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몸의 시 Aug 08. 2023

지금 시대의 모든이에게 필요한 음악, 자장가 by 수경


들어가며,

이수경 안무가의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두 명의 무용수와 함께 진중하게 연습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작품의 전체를 끊지 않고 이어서 연습하는 것을 '런스루'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수경 안무가의 작품 허밍의 런스루 연습을 참관하러 온 날이었습니다. 20분 정도되는 작품을 감상하고 무용수 두 분과 이수경 안무가와의 짧은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춤을 출 때 전해진 이들의 열정과 진심이 이야기를 나누는 태도와 눈빛에서도 전해집니다. 이렇게 진심으로 무용을 사랑하고, 춤을 추는 자체를 사랑하는 분들을 마주하고 있는 순간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고 있구나, 그 이유를 발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수경 안무가는 매우 유연하지만 뚝심있는 카리스마를 지닌 안무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서로 오가는 이야기 속에 짧고 굵은 인터뷰가 끝이 나고 모두가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돌아서서 가려는 순간, 이수경 안무가가 저를 불렀습니다. 인터뷰에서 주신 질문 중 제대로 답을 못한 것이 있다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안무 소재로 '자장자'를 선정하게 된 마음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차가 지나가는 길 한복판에서 오로지 두 명만이 존재하는 기분으로 수경 안무가의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는 참 마음이 슬프기도하고 따스해지기도 했습니다. 


20분이라는 시간은 가만히 티비만 보고 있어도 금방 지나가는 시간이고, 맛있는 음식 하나를 먹어도 금방 흘러가는 하루 중 찰나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용가, 안무가들은 20분의 작품을 위해 200시간, 2000시간의 고민을 하며 땀을 흘려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그냥 시간으로 흘러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일 분 일초, 더 진실된 고민으로 시간을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시간에서 세상을 위한 시간으로 바꿔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제가 만난 이수경 안무가는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안무가가 아닐까합니다. 


이수경안무가와 두 무용수, 그리고 산책팀과 함께 한 공연을 이뤄낼  <몸의 시> 공연이 기대됩니다. 이번 편에서는 이수경 안무가의 작품에 대한 내용과 작품을 위해 함께 춤추는 무용수들의 소식을 담아봅니다. 


_ 편집자 김혜연






이수경 안무가 

안녕하세요. 이수경입니다. 저는 오늘 첫 초연작을 만들며 들었던 거의 생각을 온전하게 담아보고자 합니다.  제가 처음, 안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춤이 너무 좋아서’였습니다. 현재, 안무에 관해 배우며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저에게 안무는 춤을 추는 것만큼이나 큰 매력과 가치를 가진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Humming>이란 작품에서는 의미를 담는 것에 더욱 집중하였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현시대가 겪고 있는 아픔과 혼란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마음과 함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작품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자장가에 담긴 사랑이라는 가치가 춤을 통해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작업하고 이곳이 경계와 경직보다는 사랑으로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02 이수경 <Humming>


안무 : 이수경

출연 : 김은이 이수경 추세령


작품내용

절대적인 사랑이 담긴 ‘자장가’.

자장가를 들으며 안온함을 느낌과 동시에, 한편에선 왜인지 모를 슬픔 또한 느껴졌다.

마치 삶과 죽음 사이에서 모든 애환을 공감하고 영혼을 위로하는 듯했고,

이것이 사랑이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자장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장가라는 음악의 정서와 운율과 리듬, 이로부터 파생된 이미지, 이야기 등을 연결하며

그 속에 담긴 위로와 사랑을 춤을 통해 풀어내고자 한다. 현시대와 우리가 겪는 수많은 아픔과 혼란함 속에서도 결코, 사랑을 감각할 수 있는 순간들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깊은 어둠을 밝히는 노래여

지친 이 몸을 쉬게 하는 노래여

빛이 되고

그늘이 되어

현재에게,

그 노래를 듣던 기억보다는 부른 기억이 앞서는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시간을 남기고 떠난 이들에게

지난 시간으로의 회귀와

이루지 못한 단잠을 가져다주소서"




무용수에게 허밍이란?

  

세령에게 Humming 이란?  

고요한 마음을 가져다주는 기억.

기억 속 누군가의 노래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움직이다 서로의 몸이 연결된다. 

마음과 마음이 닿아 틈새를 만들고 

그 사이에 포근한 이불을 깔고 눈을 감는다.


  

은이에게 Humming 이란?  

자장가를 불러주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 그 순간 감정을 공유한다. 

편안함 감정 속 우주의 숨결 따라 깊은 잠에 들곤 한다.





이수경 안무가 프로필

현) 99ARTCOMPANY 단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창작과 재학


활동이력)

2023.

SIFA 99아트컴퍼니 <심연> 출연


2022.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주희 교수 <Witches> 출연

안성수 픽업그룹 /WHS Teatteri UNION <몸의 협주곡2> 출연

방방곡공 문화공감 (울진) <상대적 차이> 출연

99아트컴퍼니 기획공연 <침묵> 출연




<Humming> 무용수 프로필

김은이

2022.

크리틱스 최우수초청작 전수현 안무 “수직한계” 출연

제 4회 알티밋 정기공연 정은희 안무“창백한 푸른점” 출연


추세령

2023 SIFA 초청작 99아트컴퍼니 <심연> 출연

2021 알티밋 무용단 제 3회 정기공연 <맴> 안무



세령에게 Humming 이란?

고요한 마음을 가져다주는 기억.

기억 속 누군가의 노래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움직이다 서로의 몸이 연결된다.

마음과 마음이 닿아 틈새를 만들고 그 사이에 포근한 이불을 깔고 눈을 감는다.


은이에게 Humming 이란?

안정적인 공동체.

자장가를 불러주는 사람도 자장가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사람도 듣고있는 순간 편안한 감정을 공유한다.

자장가를 들으며 잠이 들때 어떠한 꿈들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잠을 청한다.








Editor  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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