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몸의 시 Aug 08. 2023

삶의 공간을 산책하는 일 by 고운

여러분은 언제 산책을 하나요? 

들어가며,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여유있게 들여다보고 생각해보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루를 살아가다보면, 살아가기에 그저 분주한 우리가 된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자마자, 다시 하루의 마지막, 잠자리에 들고 또 하루를 맞이한다. 


열심히 살고, 바쁘게 살던 중 맞이한 어느 하루, 문득 내가 좋아했던 것은 무엇이지? 라는 질문에 답해 본 것이 "아, 나 산책 좋아했지." "아, 나 한강 멍하니 바라보는 것 좋아했지."라는 이고운 안무가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쉼이 조금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고, 다시금 본인이 좋아했던 것과 좋아하는 것에 오롯이 집중해보고 집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가 과연 관객에게는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 이전에 함께 하는 무용수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될까?라는 물음 속에 다시금 산책이라는 키워드를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꼭 여유있게 어딘가를 걸어야만 하는 것이 산책이 아닌, 아주 작고 소소한 행위일지라도 개인마다 쉼이라고 느끼는 '무엇'이 산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의미의 다양함을 찾게 되었다고합니다. 이고운 안무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함께 산책을 떠나 보면 어떨까요?


_ 편집자 김혜연





이고운 안무가

산책을 안무하고 있는 이고운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은 이번 작품에 대한 내용보다는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저의 오롯한 감정과 생각들을 공유해보고자해요. 이번 작품은 항상 무용수로만 무대에서 섰던 저에게 큰 도전이면서도, 크다는 부피나 무게를 느끼기보다 작고 더 소중한 새로운 도전이자 경험이에요. 이렇듯 정말 시 한편 쓰듯이 시작했던 작품은 처음 글을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이 서툴렀습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언어들로 천천히 고백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많은 혼란과 결핍, 세상에 대한 물음, 외면하고 싶은 수많은 사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존재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다 산책이 떠올랐습니다. 


더 이상 풍경을 바라보지 않는 나에 대한 성찰과 내가 소중하게 느꼈던 찰나의 순간들을 기억하고 풍경으로 그리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정말 단순한 것에서 시작하였고, 계속해서 산책을 떠올리며 내가 춤추는 이 시간이 산책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습니다. 우린 숨을 내쉬며 때론 숨을 참으며 살아갑니다. 멍해지듯 반복되는 하루와 가슴 깊은 곳 자리 잡은 알 수 없는 아픔과 씁쓸한 상처들을 마주하며 덜어내고 단단한 행복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의 몸짓이 공간을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봅니다.





01 이고운 <산책>

안무 : 이고운

출연 : 송효영 이승아 이고운 장서이


작품내용

산책은 단순한 걸음일 수 있지만, 어쩌면 그 단순함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다정함, 차분함은 우리 삶 속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무언가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를 둘러싼 삶의 공간을 유유히 잠시 산책하는 일이 지닌 매력과 잔잔한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자 한다. 계절의 흐름 속에서 온전히 그 순간을 느끼며 감각하는 것, 천천히 사유하는 걸음 속에서 느꼈던 애틋한 마음과 수많은 고민들을 한장 한장 넘기며 삶 속에 잔잔한 평안의 시간을 나누고자 한다.


"우리의 걸음이 음악이 되어

우리의 몸짓이 풍경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진 삶을 향해 자유로이 춤을 추는

우리는 마치

바람이 되어

향기가 되어

강물이 되어

자유로이 흘러가네

그대들의 풍경에 평안함이 이르기까지 "





무용수에게 산책이란?


서이에게 산책 이란 ? 

나에게 ‘산책’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열쇠이자 흐르는 강물처럼 시간을 잊게 만드는 사유의 순간이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시간 여행, 무한한 질문과 답을 숨기고 있는 미로이자 그 안에서 자유로움과 구름 위를 걷는 기분과 같이 그저 단순한 걷기 속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알 수 없는 모험이 담겨 있다.


효영에게 산책 이란? 

제가 요즘 관심있는 것들은 아름다운 풍경들인데요. 사람이던 사물이던 상황이던  그게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것들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더라구요. 

저에게 산책이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자연스러운 모든 것들이에요. 


승아에게 산책 이란? 

저에게 산책이란 맑은 공기를 내 몸에 가득 채우는 시간 인 것 같아요. 아름답고 편안한 풍경을 보며 담아낸 공기를 더 단단한 에너지로 만들어 앞으로의 시간을 보낼 힘을 얻습니다. 우리의 다가올 시간이 담아낸 공기처럼 아름다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고운 안무가 프로필

선화예중, 고등학교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졸업

현)99아트컴퍼니 아티스트

선화예술중학교 강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실기과 재학


활동이력)

2023년

배정혜 in 80years 배정혜 안무 <춘설> 출연

SIFA 99아트컴퍼니 장혜림 안무 <심연> 출연

제 37회 한국무용제전 보연 안무 <균형을 위한 변주> 출연


2022년

99아트컴퍼니 정기공연 장혜림 안무 <침묵> 출연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 장서이 안무 <작은 언덕으로> 출연

제 4회 알티밋 정기공연 정은희 안무 <창백한 푸른 점> 출연

쿼드개관페스티벌 99아트컴퍼니 장혜림 안무 <제ver.2 타오르는 삶> 출연

크리틱스 초이스 보연 안무 <텅> 출연




<산책> 무용수 프로필

장서이

2022 <작은 언덕으로> 안무

2022 MMCA <마른 땅> 조안무


이승아

2023 SIFA 99아트컴퍼니 <심연> 출연

2020 창무예술원 춤집전 <컨파인드> 안무


송효영

2023 SIFA 99아트컴퍼니 <심연> 출연

2021 99아트컴퍼니 <침묵> 공동창작 및 출연




Editor  김혜연 



작가의 이전글 몸의 시를 짓기 위한 과정, 안무노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