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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나의 마음에 안정을 주는 확실성에 관하여

by 진저레몬티 Mar 27. 2025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오늘은 강남의 사무실에 앉아 일하다가 내일은 지구 반대편 쿠바 아바나의 한 bar에서 룸바 추는 커플을 바라보고 앉아있을 수도 있는 세상. AI, 챗gpt, 낯선 신기술이 도입되고 있는 세상.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뉴스와 소식을 손가락 하나로 다 살펴볼 수 있는 세상. 불확실성이 주는 설렘과 불안감을 동시에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확실성을 찾을 수 있을까?


윤대통령 탄핵 심판일이 지연되면서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작년부터 엄마와 계획한 여행인데 대선이 나의 업무과 관련돼 있기에 5월 크루즈 여행이 어렵게 됐다. 생애 첫 크루즈여행,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 세 달 전부터 드레스를 고르고 캐리어 짐을 싸고 있던 중이었다. 나는 고대하던 여행에 못 가게 될까봐 사실 몇 달을 혼자 끙끙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다루기 위해 명상도 해보고 다 잘 될 거라며 끌어당김의 법칙을 시도해보기도 하다가 결국 엄마에게 그 사실을 전했다.


"어쩔 수 없지. 순리대로 해야지. 그렇게 될 줄 몰랐던 거잖아." 엄마는 옅은 미소와 함께 괜찮다고한다. "여행비 다 날려도 괜찮아?" "어쩔 수 없잖아. 주식으로 1~2억 도 날리는데 천만 원도 안 되는 돈이잖아." 내 마음속에 쌓였던 불안함, 손해 본 것 같은 마음, 우울함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가정주부인 엄마에게 몇백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닌 큰돈이다. 그럼에도 행여 딸이 걱정하거나 스트레스받을까 봐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하는 그 배려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도 '그래.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옆에서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 나를 안정시켜 주는 그 힘이 얼마나 소중한지. 물질보다 소중한 건 나의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확실성, 사랑과 안전함이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왜일까? 눈에 보이는 물질은 너무나 쉽게 변하기 마련이다. 투자한 돈이 불어났다가 시장이 악화되며 줄어들고 최고의 선택이 최악의 선택으로 변하기도 한다. 바깥의 일들은 내가 선택할 수 없고 변수가 너무나 많다.그러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사랑은 웬만해서는 잘 변하지 않는다. 손을 꼬옥 잡고 길을 걷는 노부부의 신뢰와 우정, 부모의 자식을 향한 애정,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한 사랑, 신을 향한 믿음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내가 찾는 확실성은 사랑과 지지인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확실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가족과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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