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하면 조금씩 는다. 안하면 금방 줄어든다. 그래서 어렵다.
요새 정말 절감하는 게 있다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어렵다는 것. 그런데, 더 큰 깨달음이 왔다.
'글쓰기는 꾸준히 하기가 더더욱 어렵다는 것'
이런저런 이유로 새벽에 운동을 하기 시작한 건 대략 2017년부터였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물을 무서워하던 나였는데, 더 이상은 물을 무서워하면 안되겠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한 '아침수영' 킥판 잡고 시작해서 네 가지 영법을 배우고 스타트, 턴까지 몇 년을 했더랬다.
뭔가 슬슬 지겨워질 때 즈음 시작한 지금의 운동, F45. 아는 사람은 안다는 고강도인터벌트레이닝. 어느새 1년 반이 넘어 이젠 생활의 한 켠에 자리잡은 운동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여전히 갈등한다. 운동을 갈까? 말까? 그래도 되도록이면 나가려고 노력하고, 나간다. 그리고 운동을 해낸다.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예전부터 다짐했던 글을 조금이라도 쓰겠다는 생각과 노력은 왜 운동의 10분의 1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인가. 이에 비례해서 독서의 양과 횟수도 현저히 줄었다. 이러다가 진짜 바보될까봐 겁이 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이렇게 막 글을 써제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이렇게라도 조금씩 써내려가지 않으면 내 글쓰는 근육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든다.
뜬금없이 왜 글쓰기를 얘기하느냐고?
유산소운동과 비교를 하면, 유산소운동이 처음엔 정말이지 어렵다. 숨이 가쁘게 차오를 때 그만두고 싶고 다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체력이 올라와서 전보다 조금씩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쉬거나 술을 한 잔 해서 못하거나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 다시 페이스를 올리는데 그 곱절의 시간이 든다. 그만큼 내 폼을 유지하고 늘려가기가 어렵다. (나는 여전히 복근이 살에 뒤덮혀 있을 뿐이라고 믿고(?)있다.)
글쓰는 근육 (뭐 정확히는 글쓰는 뇌겠지만) 이야말로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도 더 단련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그냥 생각이 났을 때 지체하지 말고 써야 하는데, 낮에는 일을 하느라 밤에는 집에 돌아와서 멍 때리느라 잠깐의 시간마저 날리고는 또 후회한다.
오늘도 들어와서 잠에 드려는데, 아 더 이상 내가 고삐를 늦추면 더 멀어질 것 같은 생각에 이렇게 끄적이고 있다. 이젠 조금이라도 글감을 잡으면 짧게라도 좋으니 계속 써볼 것이다. 쓰다보면 조금씩 늘고 좋아지겠지. 그리고 한참 지나면, 내가 언제 힘들었냐는 듯 조금은 편하게 쓸 수 있겠지. 스스로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