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야든동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by 서정희

내 마음이 마음 같지 않고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고 '포기'라는 말조차 의미 없어질 만큼 무기력하고 우울한 날들이었다. 게다가 은근히 완벽주의 성향과 나름의 강박증도 있어 이곳에 글을 쓰는 게 무섭고 두려웠다. 어렵게 마음먹고 시작한 지금도 '길이는 얼마나 돼야 하나? 내 글이 이상하면 어떡하지?' 이따위의 걱정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있다.


사실 브런치에 작년에 가입을 해놓고 첫 글이 생각나지 않아 한참을 미뤄뒀었다. 그러다 며칠 전 남편과 장난을 치다 '아 몰라, 우야든동 되겠지!'라는 말을 했다. 매일 쓰는 사투리인데 그날따라 우야든동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생소하고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자성어 같아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동향 사람이 아니면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재밌었다. 결정적으로 이 단어를 내뱉는 나 자신이 쿨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쿨하지도 나이스하지도 못한, 예민하고 걱정 많은 눅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업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으면서 남들에겐 쿨한 사람처럼 보이려 노력했지만 정작 부모님께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할 만큼 '척'으로 덮인 초라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괜찮은 척, 힘들지 않은 척, 여유 있는 척?

물론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기엔 나는 여태껏 남들이 바보 같다 비웃던 것에도 개의치 않았고, 무모하다 할 수 있는 삽질에도 정성을 쏟았었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행동했던 내가 지금은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몸을 사리게 되었다. 이제는 좀 내 자신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 한다. 조금음 가볍고 산뜻하게!


'어떻게 하던지'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 '우야든동'이 내 마음에 콕 박혀 잔잔한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뭐, 우야든동 되겠지!





일회용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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