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과 바꾼 목 디스크

Daily Project #5

by 서정희

Daily Project #5

2023년 5월 22일 월요일 ~ 2023년 5월 25일 목요일


2023년 5월 22일 월요일

그동안의 작품들은 정사각형이거나 A4용지 사이즈에 맞춰 작업했었다. 나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었고, 굳이 다른 형태나 크기를 시도해야 되나?라는 생각이었다. 새롭고 모호한 것보다 명확하고 정돈된 것이 좋다. 더 좋다기보다 내가 예상할 수 없는, 낯섦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노란색 작업을 하다 바다, 숲 작업으로 넘어오기까지도 거의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적 1집을 아직도 듣고, 평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컨버스만 신는다. 아집일 수도 있지만 그냥, 내 성격이 이렇다.

한번 좋아하거나 마음에 들어오면 상대가 나를 거절하기 전까지 나는 잘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좋아지기도 한다. 사물이나 작업은 나를 거절할 일이 없으니 당연히 그것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원형이나 다른 형태의 도판, 다른 톤의 색상 등 여러 가지 작업을 시도해 보는 걸 권유받았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파랑, 초록, 다른 크기의 직사각형들에 적응하기도 아직은 벅차다. 물론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신기하게도 억지로 만든 작업은 꼭 금이 가거나 갈라져서 나온다.


나에겐 아직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2023년 5월 23일 화요일

지난주 노란색 흙을 오랜만에 만지고 나서, 계속 노란색이 아른거렸다. 마블링도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조금 더 다채롭고 재밌어 보인다. 예전엔 작업할 때 모든 요소에 의미를 담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골 터지게 고민하고, 어쩔 땐 억지로 의미를 끼워 맞추기도 했다. 올해만이라도 아무런 목적 없이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작업을 하고 싶다.


대단한 의미가 없어도 괜찮다. 작업에 내 하루의 기분이 온전히 들어가 있는 걸로 만족한다.

때로는 이성적이기보단 직관적일 필요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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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유닛들을 몇개씩 붙여 자석이나 브로치를 만들기도 한다.




2023년 5월 24일 수요일

치과를 다녀온 이후 왼쪽 턱이 뻐근하게 아팠다. 입을 오래 벌리고 있어서 근육이 뭉친 것 같았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리라 생각했고, 이 정도는 참을만했다.

그래도 더 아프기 전에 병원을 다녀왔는데, 목이 더 안 좋다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목의 전체적인 축도 기울어져 있고, 역 C자 형태로 휘었다고 한다. 4번 5번? 그쯤에 디스크도 있다고 하네. 별일이 다 있다.

일하다 보면 누구나 목, 허리, 손목은 당연히 아플 것이고, 이 정도 통증은 다들 느끼고 사는 줄 알았다. 의사 선생님도 어이없어하며 웃으셨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도수치료도 받고 앞으로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나이 들어 고생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나 때문에 남편까지 고생하게 될까봐 무서웠고 경각심이 들었다. 운동도 살랑살랑 시작하고 안 좋은 생활 습관은 바꾸도록 노력해야겠다.


숲을 만들면 뭐하냐, 트래킹 할 체력도 안되는데.

KakaoTalk_20230525_181641738_01.jpg 가운데 노란색은 나!

오늘도 산림욕은 상상만 하고 끝이 난다.




2023년 5월 25일 목요일

초록색 슬립(액체상태로 만든 흙)을 새로 만들었다. 아주아주 흡족하다.

색은 똑같지만, 만들 때 물과 해교제(흙을 잘 풀어주는 용액)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농도나 질감이 달라진다. 대충 감으로 때려 넣었는데 작업하기 딱 좋은 상태가 되었다.


손 가는 대로 만들어봤는데, 제법 근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