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서

Daily Project #9

by 서정희

Daily Project #9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 2023년 7월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다시 노란색 작업을 시작했다.

정사각형 빤듯한 도판에 노랑 유닛을 빽빽하게 붙여주었다. 욕심과 조바심, 열등감과 자격지심 같은 감정들을 마음에서 조금씩 비워내다 보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늘의 노란색 작업은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것 같았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았고, 위로해 주는 듯 느껴졌다.

술에 취해 보고 싶었던 이와 얘기를 나눈 듯했다.




2023년 7월 4일 화요일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지난주, 작업에 대한 나의 태도를 정리하고 난 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이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올해 안으로 어떠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지금처럼 그대로 작업을 할 것이고, 지지부진하다면 자격증 공부를 해보려 한다.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정상화 화백님 같은 작가로 나이 들어가고 싶었다. 억지로 이어갈 순 있겠지만, 그건 너무 이기적이다.

그럼 내가 잘하는 건 뭐가 있을까?

딱히 잘하는 것도 흥미 있는 것도 없는데, 정말 자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고,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즐겁다.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살면서 내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이가 몇 명이나 될까? 기회가 된다면 상담사 자격증 공부를 해보고 싶다. 구원자 콤플렉스라 여긴 적도 있었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어떠한 존재가 되어주는 것에 굉장히 기쁨을 느낀다. 만약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무형의 가치를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023년 7월 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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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했던 대로 파란색, 노란색 도판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작업할 때 항상 몰입이 되는 건 아니다. 오늘은 집중은 잘 안되는데 이상하게 작업이 잘 되는 날이었다. 어젯밤에 먹은 치킨과 소맥 때문인지 몸 컨디션이 꽤 괜찮았다. 생각 없이 기능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할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날이었나 보다.

바쁘게 움직이면 일주일에 평균 3~4개 정도 도판을 완성할 수 있다. 늦가을쯤 스튜디오에서 작품사진 찍고 연말이나 내년 초쯤 개인전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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