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스트레스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인정받은 성분들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기능성' 제품을 만들기로 하였고, 일반식품(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중에,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기로 하였으니, 제품을 설계해야 할 차례이다. 제품설계에서 필요한 것은 크게 세 단계로 생각할 수 있다.
첫 단계: 기능성 주성분 선정 및 1일 섭취량 결정
두 번째 단계: 섭취 방법(제형) 결정
세 번째 단계: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위탁생산) 혹은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제조사개발생산)을 위한 파트너사 선정
OEM과 ODM이라는 용어가 낯선 분들이 많으실 텐데, 이 용어에 대하여서는 이 단계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설명해 보기로 하겠다.
스트레스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이 있을까?
자체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가장 고민이 많은 건강관리는 '스트레스'인데, 주로 복용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이나 면역 관련 제품들이었다. 왜일까? 본인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어디인 줄 알고 있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것이 다른 이유는 '(1) 본인이 원하는 분야에 해당하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2) 본인이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고, 대중적인 상품을 선택하거나' 이렇게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그리고 건강기능식품의 경우에는 첫 번째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나도 사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자료를 찾아서 공부하기 전까지, 스트레스 해소와 관련된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주위 친구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도, 돌아오는 질문은 '건강기능식품 중에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고? 전혀 몰랐는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식약처로부터 스트레스 해소 관련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 홍경천, 테아닌, 유단백가수분해물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을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으로 나누어 관리한다. 고시형은 말 그대로, 식약처가 각 성분들이 해당 기능성과 관련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여, 고시를 통해 기능성을 인정한 성분들이다. 개별인정형은 주로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통하여, 기능성을 입증한 후, 식약처에 기능성 인정을 신청하여,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성분이다. 우리처럼 처음 건강기능식품을 시작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고시형 성분들을 주성분으로 설계(몇 가지 성분을 혼합하고, 하루 섭취량을 결정)하여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체적으로 첫 제품의 성분을 나만의 개별인정형제품으로 출시하려면, 성분을 찾고, 임상시험을 통하여 기능성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 데, 이는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들 '나만의 개별인정형 성분을 찾고 싶다.'는 꿈은 가지고 있으나, 시작은 고시형 성분을 가지고 설계한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약처의 고시형 건강기능식품 성분 중, 스트레스 해소와 관련된 성분은 세 가지가 있다. 홍경천추출물, 테아닌, 유단백가수분해물. 참고로, 이 고시형 성분 이외에 개별인정형성분도 세 가지가 있으나,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 내가 고려할 수 있는 성분은 아니다. 특정 기능에 대한 기능성 성분이 고시형 3개, 개별인정형 3개라는 것은 매우 적은 편이다. 즉, 많은 이들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에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만하다.
이 세 가지 성분은 스트레스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을 인정받았으나, 인정받은 기능성 문구에서는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홍경천은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인 반면, 테아닌과 유단백가수분해물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되어있다. '피로개선과 긴장완화' 둘 다 스트레스로 인해 내 몸에 나타나는 현상임은 분명하다. 우선순위를 가릴 수는 없으나, 이전 직장생활에서의 나를 돌이켜보면, '피로개선'이라는 말이 더 와닿는 것 같다. 항상 이유 모를 피곤에 절어 지냈었으니까...
유단백가수분해물: '파이토퓨어'와 안 맞아서 탈락!
유단백가수분해물은 '우유'에서 뽑아낸다. 즉, 동물성원료인 셈이다. 회사이름을 '파이토퓨어'로 정한 이유가 phytochemical, 즉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이전 글에서 설명했듯이, 동물성보다는 식물성이 지속가능한 자연친화적인 성분으로 우리는 생각했다. 그러므로 첫 제품의 성분에 '동물유래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것은 여러 의미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유단백가수분해물은 바로 고려대상에서 뺄 수 있었다.
홍경천추출물과 테아닌
홍경천추출물은 말 그대로 홍경천이라는 식물의 뿌리에서 추출한 성분이라고 한다. 홍경천이라는 식물은 나에게도 낯선 식물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식물일 것 같다. 테아닌은 녹차에서 추출한 성분이라고 한다. 녹차는 분명히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익숙하지만, 테아닌은 아마도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 이 두 가지 성분 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할까? 아니면 두 가지 성분을 모두 담은 제품으로 만들어야 할까? 솔직히 나 조차도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하겠다고 하기 전까지는 이 두 가지 성분을 알지 못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터이니, 익숙한 성분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건강기능식품으로서, 기능성만큼은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임으로, 공부를 통해서 성분을 선택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럼, 어디서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 난 개인적으로 사람, 사회, 사물 등에 역사가 담겨있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역사가 없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독특한 역사나 이야기가 담겨있는 제품에 더 정이 간다고나 할까? 완전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그리고 건강기능식품 성분 중, 오랫동안 연구되고 사용된 역사가 있다면, 신뢰도가 높은 성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번 이 두 성분 중, 이야기가 담겨있는 성분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다음 편에서, 내가 찾아낸 성분에 담긴 이야기, 혹은 역사(?)를 펼쳐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