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홍경천의 이야기
기능성식품이라는 개념의 등장: 1980년대 일본
기능성식품(functional food)이라는 개념이 정식으로 등장한 것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는다. 1980년대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이후 미국영양학회 등에서 개념을 정의하였다. 한국에서는 2022년 8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이 어떤 식품을 특정 기능을 목적으로 먹은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예를 들어, 인삼을 기능성(건강, 면역, 보양 등등)을 가지고 섭취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이다. 동양과 서양 모두 예전부터 '?? 에 좋다'는 것이 인정된 식품들은 아주 많다. 이후,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식품들에서 기능성 성분을 찾아내어, 건강기능식품의 원료가 되기도 하고, 의약품의 원료가 되기도 했다.
자양강장제, 또는 Adaptogen: 몸이 느끼는 대표 증상은 피로
흔히들 '몸에 좋다'라고 하는 식품들, 혹은 성분들은 '자양강장제', 서양에서는 adaptogen이라는 용어로 묶여서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앞에서 말한, 인삼이나 각종 한약재, 그리고 서양에서도 건강을 위해 즐겨 먹었던 식품들이 자양강장제 또는 adaptogen이라고 불렸습니다.
몸이 안 좋은 상태를 '피로'라는 말로 가장 많이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병으로 인해 몸이 안 좋은 상태만이 아니라, 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몸이 안 좋은 상태 역시 '피로'라는 말로 표현해 왔고, 이 피로를 해소하기 위한 건강기능식품을 자양강장제 혹은 adaptogen으로 불러왔던 것 같습니다.
피로의 대표원인: 스트레스
그런데, 피로는 결과물이지 원인은 아닙니다. 무언가 원인이 되어, 몸에 나타나는 증상에 피로입니다. 밤새 잠을 못 자고 피곤하고, 쉬지 않고 노동을 해도 피곤하며, 운동을 해도 피곤하고,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를 해도 피곤합니다. 이 많은 피로의 원인 중에, 대표적인 것 하나를 뽑으라고 하면, 스트레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육체적 스트레스와 정신적 스트레스. 이 두 가지 스트레스의 결과로 몸은 '피로'를 느낍니다. 요즘은 '미세 스트레스'라고 하여, 본인은 '이 정도는 누구나 느끼는, 그래서 스트레스라고 말할 수 없는 정도'의 작은 스트레스들이 쌓여서, 몸과 마음에 여러 이상증상을 느끼게 된다는 개념도 제안되고 있습니다. 동의하시나요?
스트레스,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트레스를 통해 얻는 달콤한 결과물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가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면, 시합에서 우승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학생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직장인이 직장에서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는 피로의 원인인 것도 분명하지만, 달콤한 결과물을 위한 필수 요소인 것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스 해소라는 말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밝혀 없앤다는 뜻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여, 달콤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즉, 스트레스 해소라는 말을 풀어쓰면,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이들: 우주비행사, 군인, 운동선수 등등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개개인입니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강약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내가 받은 스트레스의 양을 다른 사람이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속담을 스트레스에 적용하면, '내 스트레스가 남의 스트레스보다 나에게는 더 크게 느껴진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와 이 정도 상황이면,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겠네.'라도 인정할 수 있는 상황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상황이 있다면, 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복용한 건강기능식품이 있을까?
일론머스크가 쏘아 올린, '일반인 우주여행'의 꿈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선택된 몇몇 일반인(물론 대부분 아주 부자들입니다.)들은 이미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소위말하는 냉전시대에는 경쟁적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하다가, 한동안 뜸해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민간에 의해 다시 불이 붙었죠. 눈을 감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내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라면, 어떨까요? 아마 어마어마한 두려움과 설렘의 감정이 동시에 느껴질 거예요. 아무도 지구 밖으로 나가보지 않은 상황, 즉 검증되지 않은 기술인데, 그 기술을 믿고 인류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되는 거죠. 사실 사고로 죽거나, 지구에 돌아오지 못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성공한다면, 엄청난 명예와 인류 역사에 두고두고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로 기록되는 영광을 가질 수도 있죠. 아니면, '우주정거장에서 3개월간 생활하며, 각종 연구를 수행하기로 한 연구원'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역시 어마어마한 두려움과 설렘이 몰려올 거예요. 우주에서 볼 수 있는 지구, 그리고 꿈만 꾸었던 각종 실험들. 그러나 알 수 없는 수많은 위험들. 혜성비가 몰려온다면? 태양 표면의 불규칙적인 폭발로 인해, 우주 정거장이 손상된다면. 이 정도면 최고의 스트레스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주비행사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홍경천추출물
인류최초의 우주비행사는 러시아인 '유리 가가린'입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 두 나라는 우주개발도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고, 경쟁하였습니다. 그리고 1961년 러시아가 먼저 인류최초의 유인우주선인 보스토크호의 발사를 성공하였고, 이 유인우주선에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유리 가가린'입니다. 이후, 우주정거장도 건설되어, 우주비행사들이 상주하며, 각종 실험도 진행하였었죠. 우주비행사들의 스트레스 관리는 아마도 우주프로젝트 성공을 좌우할 수 있는 과제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프로젝트의 성공, 즉 우주비행사의 생사를 가를 수 있으니까요. 이들의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내서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려면, 우주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해결책은 우주비행사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복용한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가 '홍경천추출물'입니다. 러시아는 각종 연구를 통해, 홍경천추출물의 기능을 확인하였고, 우주비행사, 군인과 운동선수 등 스트레스가 높은 임무를 수행하는 자국의 국민들에게 홍경천추출물을 복용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챗지피티에게 홍경천을 먹고 있는 우주비행사를 그려달라고 하니 ,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주네요. ^^)
3대 강장제: 홍경천, 인삼, 오가피
홍경천은 오래전부터 동서양, 특히 서양에서 많이 연구되고, 복용된 기능식품입니다. 1920년대 구소련의 약리학자인 브레크만 박사는 당시 전 세계에서 유명한(사용되는) 강장제(Adaptogen) 260여 종을 분석하여, 최종적으로 가장 효능이 우수한 강장제 세 가지를 추천하였습니다. 그 세 가지가 홍경천, 인삼, 오가피입니다. 이후 홍경천의 효능은 러시아만이 아니라,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홍경천추출물의 기능성을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에 도움'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스트레스를 알 수 있는 호르몬: 코르티솔
앞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스트레스의 정도는 매우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기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호르몬 코르티솔입니다.
코르티솔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분비량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코르티솔이 오랫동안 분비되면,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지고, 음식을 소화하는 기능 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즉 몸이 스트레스에 대비하여,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려고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쳐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확인한 임상시험이 있습니다.
2009년 Olsson 등이 발표한 'A Randomis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arallel-Group Study of the Standardised Extract SHR-5 of the Roots of Rhodiola rosea in the Treatment of Subjects with Stress-Related Fatigue' 논문에서 위약군(A)과 홍경천 투여군(B)을 투약 전후의 코르티솔 변화를 측정하였는데, 홍경천투약군에서 현저한 코르티콜 감소가 확인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논문을 통해, 4주간 홍경천투여를 받은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측정한 결과 홍영천 투여 후, 3일이 지나면, 현저하게 스트레스가 낮아지며, 이후 계속 스트레스가 잘 관리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홍경천추출물의 주요 성분: 로사빈(Rosavin)과 살리드로사이드(Salidroside)
그럼 홍경천추출물에 들어있는 성분 중, 주요 성분은 무엇일까요? 로사빈과 살리드로사이드라는 성분입니다. 이 성분들은 만성피로로 혈액 내에 과도하게 쌓인 코르티솔 호르몬의 수치를 안정화, 즉 낮추어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체의 기본단위의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인 ATP(Adenosin Triphophate)의 생산을 촉진하여, 피로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식약처에서는 이중, 로사빈을 기능성분(지표성분)으로 인정하였으며, 기능성내용은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고시하였습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서 기능성을 인정받은 홍경천추출물이 되기 위해서는 기능성분(지표성분)인 로사빈이 20mg/g 이상 함유되어있어야 합니다.
즉, 만약 홍경천추출물을 원료로 하는 제품인데,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없는 제품은 홍경천추출물의 일일섭취량이 200mg 미만으로 이거나, 홍경천추출물의 일일섭취량은 200mg이나, 사용된 홍경천추출물의 로사빈 함유량이 20mg/g 미만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제품은 홍경천추출물 제품이지만, 만약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없는 일반식품(건강식품)으로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지 못한 제품이며, 식품유형을 보면, 기타 가공품 또는 구미류 혹은 캔디류로 기재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전 글 09. 건강기능식품 vs. 건강식품(일반식품) 복습이었습니다. ^^)
홍경천추출물에 대한 이 정도의 역사적 이야기와 논문을 찾아서 공부한 결과, '스트레스 해소'를 기능성 목표로 한 첫 번째 주성분으로 '홍경천추출물'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다른 후보 성분도 공부해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