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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A TENGO Aug 12. 2016

15박 16일 엄마와의 유럽여행

16) 아비뇽, 또 다른  여행의 시작

드디어,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영국, 프랑스의 지하철은 잘 되어 있는 편이긴 했지만, 

우리나라만큼 환승이 쉽지 않고(노선이 거미줄 같고 오래되서 먼가 더 힘들게 느껴졌음),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가 잘 되어 있지 않아 좀 힘들긴 했다.

그래서인지 아비뇽으로 가는 길이 홀가분하다. 


아비뇽으로 가는 기차는 11:40분,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짐을 싸고 방을 정리했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려서인지, Gare du Lyon으로 가는 우버 택시가 가격이 3배나 올랐다.

어쨌든 길이 막힐 걸 고려해 가격이 2배 정도 일 때, 우버를 콜 했다.

생각보다 길이 덜 막혀, 역에 예상대비 1시간은 족히 먼저 도착했다. 




급히 여행을 계획했을 때, 사실은 스페인 여행을 하고 싶었다. 나는 안 가봤고 남편은 가본 나라였기에..

그런데 엄마를 모시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생면부지의 초행길보다는 한 번은 가본 동네가 왠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프랑스 남부를 다시 가기로 결정했다.


몇 년 전 남편과의 여행에서도 그랬듯,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Provence)와 꼬따쥐르 (Cote d'Azur) 지방을 위한 거점으로

아비뇽 (Avignon)과 니스 (Nice)를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도착 시간이 거의 3시 16분, 하루가 은근 또 이동으로 다 가기 때문에,

아비뇽 첫날은 렌트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Avignon Centre역으로 갔다.

(Avignon TGV역은 아비뇽 시내에서 머니 시내로 바로 갈 사람은 주의해서 TGV를 예매해야 한다)


아비뇽은 파리보다 남쪽이니 훨씬 따뜻하였으면 좋겠다는 큰 기대를 갖고 갔으나, 

웬걸...

파리랑 비슷하게 으슬으슬한 날씨가 우리를 맞았다. 


우리가 묵었던 Hôtel Cloitre Saint Louis Avignon


그래도 Avignon Centre역에서 호텔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아서 도보로도 갈 수 있었다.

고성 같은 모습의 호텔에 짐을 풀고, 우리는 곧장 옷을 갈아입고, Palias de Papes로 갔다. 


예전에 남편이랑 왔을 때랑은 다르게, 뭔가 더 상업화되고 지저분해진 것 같은 느낌의 아비뇽.

그래서인지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이 거의 없다. (내가 오들오들 떨어서 일 수도 있지만..)


오직 교황청 사진들만 있다. 

남편이랑 왔을 때는,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주변을 구경했던 것 같은데, 

그냥 교황청만 구경하는 것으로 인당 11유로씩 주고 입장을 했다. 




아무리 신자여도, 교황 누구누구가 뭐 어찌어찌하였다는, 감이 제대로 안 오는데,

비신자들은 오죽할까 했다.

다만, 그냥 아비뇽 전경을 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휘휘 구경했던 것 같다. 



아비뇽에서의 저녁은 베트남식이었다.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한 국물, 한식을 드시고 싶다는 엄마를 위해, 

급 검색을 하니, 많은 한국인이 Le VietNam이라는 식당을 추천해주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 싶던 모녀는, Le VietNam을 찾아갔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찾고 찾아, LE XUAN이라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우리나라의 쌀국수도 아닌듯한, 그렇다고 베트남 현지 식도 아닌듯한 하지만, 따뜻한 쌀국수로 저녁을 먹고, 근처 까르푸에서 호텔에서 먹을 물과 빵을 사들고 들어갔다.


[여행정보]
 LE XUAN: 베트남 음식점 6 Rue Galante, 84000 Avignon, France


날씨 탓이었을까, 

아니면 시간이 흘러 상업화된 탓이었을까,

내가 5년 전 느꼈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아비뇽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 아쉬움만 가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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