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육교
아이 낳고 살이 많이 쪘던 어느 해,
태풍이 부는 날 퇴근길에 남편과 함께 육교를 건너고 있었다.
거센 바람에 몸이 휘청거리자 남편이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총각 때는 바람 불면 날아갈까 봐, 주머니에 동전을 가득 넣고 다녔는데,
결혼하고 나니 당신 손만 잡으면 걱정 없네.”
속으론 내가 넘어질까 걱정했겠지만,
그 한마디에 어쩐지 웃음이 났다.
후일, 살이 빠져 예전보다 가벼워진 어느 날.
또 바람이 부는 육교를 지나다 남편이 나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마누라 살 빠져서 예쁘긴 한데,
이제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네.
다시 주머니에 동전을 가득 넣고 다녀야겠다.”
남편의 썰렁 유머는 언제나 날 웃게 한다.
#육교#동전#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