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맞바꾼 원빈아빠 얼굴
1. 비명 소리, 멈춰버린 마감 시간
통닭집을 운영하던 때였습니다.
그날 마지막 배달은 남편 몫이었죠. 멀지 않은 곳이라, 남편은 오토바이를 몰고 나갔습니다.
저는 가게에서 포장 손님을 받은 후,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가게 밖에 나섰는데, 남편의 비명 소리를 들은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여보! 여보!" 크게 불렀지만, 조용했습니다. 다시 한번 나를 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확실하지 않았지만, 직감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손님을 가게에 둔 채, 배달 간 방향으로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2. 만신창이 얼굴과 놓지 않은 바짓가랑이
골목길. 남편은 땅 위에 쓰러져 있었고, 건장한 남성 두 명이 남편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참 떠들썩했던 '퍽치기'(노상강도)였습니다. 배달을 마치고 나와 오토바이를 타려는데 뒤에서 머리를 강타당한 것이었죠.
남편의 얼굴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강도의 바짓가랑이를 기어이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겨우 경찰서로 갔습니다.
3. '원빈 아빠'의 얼굴이 망가졌다고 운 아이들
조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누워 있는 남편. 우리 아이들이 펑펑 울면서 남편에게 다가왔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은 달랐습니다.
"우리 잘 생긴 원빈 아빠 얼굴이 왜 이래!"
아이들은 아빠 얼굴에 난 상처만 보였나 봅니다. 그날의 폭력보다, 아빠의 잘생긴 얼굴이 망가진 것이 더 슬펐나 봅니다.
저는 또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통닭집을 접어야 하나 심각하게 생각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란...
4. 쓰라린 일주일, 그리고 지금의 이름
그날 이후, 우리 통닭집은 일주일간 문을 닫았습니다.
그때 멈춰버린 일주일은 우리 삶의 가장 쓰라린 휴무였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아이들 핸드폰에 저장된 아빠 이름은 '원빈아빠'입니다.
#원빈#통닭#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