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달리자의 여파
저녁 9시 30분, 미성년자 퇴실 시간이 가까워 오면. 마지막 팀은 늘 에너지가 넘치는 고등학생들이었다.
아이들은 용돈을 십시일반(十匙一飯) 모아서 오기에, 작은방이라도 만원이었다. 인원수를 꽉 채운 방 안의 열기는 대단했다.
"이모님! 마지막 곡이요! '말 달리자!'"
노래가 시작되면 그 방은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의자 위는 기본이고, 우리 집 낡은 빨간색 소파 위에 올라가 얼마나 뛰어댔는지 모른다.
아이들의 구호와 함께 소파는 큰 충격을 견뎌야 했다. '쿵!' '쿵!'. 퇴실까지 남은 마지막 5분에,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 되는 것처럼 필사적이었다.
마치 내일은 없는 것처럼
다음 날 아침, 소파는 결국 다리 하나가 부러져 주저앉아 있었다.
마치 "나 이제 더는 못 달리겠다"라고 파업 선언을 한 것처럼. 나는 이 부러진 소파 다리를 보며, 지난 수십 년간 팍팍하게 버텨온 내 인생의 소파를 보는 것 같았다.
결국 이 소파를 다시 일으킨 건,
우리 집 '박 가이버' 남편뿐이었다.
나는 속으로 조용히 외친다.
제발 오늘은 '말 달리자'가 우리 노래방에서 울려 퍼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