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티 요가란 무엇인가?
세상에는 정말 많은 요가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하타 요가 외에도 아쉬탕가 요가, 라자 요가, 비니 요가, 인요가, 빈야사 요가 등등이 있다. 이 요가들은 무엇을 의미하고 왜 이렇게 많은 요가가 필요할까?
요가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결이라는 뜻이다. 무엇에 연결한다는 것일까? 이게 요가의 목적이다. 요가는 최고의 목표, 지고(至高), 궁극의 존재에 연결하는 것이다. 최고에 대한 이해는 사람마다 다르다. 내 안에 존재하는 신성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절대자 신으로 보는 사람도 있으며, 고통이 없는 상태(니바나nivarna, 해탈, 열반), 완전한 자유, 천국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최고와 연결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몸을 정화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를 비롯해 감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은 물질 에너지에 속하는데 이는 낮은 차원의 에너지이다. 반면 정신, 마음, 지성, 자아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는 미세한 신체(정신체)는 이보다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이지만 여전히 물질에 속한다. 가장 순수한 에너지는 영혼으로 물질과 전혀 섞이지 않은 초월적인 존재이다. 신은 가장 높은 단계의 영혼이다. 이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즉 영혼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낮은 차원의 물질 에너지를 부단히 정화해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신체 혹은 마음 수련 차원의 요가는 사실 가장 기초적인 단계의 요가이다. 위에서 열거한 요가들은 전부 이 단계의 요가에 속한다. 이런 종류의 요가는 대부분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서 따온 것으로, ⟪요가 수트라⟫는 요가의 한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가 수트라⟫로 요가의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기에 요가의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요가에 대한 또 다른 주요 저서는 ⟪바가바드 기타⟫이다. ⟪바가바드 기타⟫는 ⟪요가 수트라⟫의 내용을 포함한 전체적인 요가의 과정을 분석한다. 그래서 18개 장 각각의 제목에 요가라는 말이 붙는다.
⟪바가바드 기타⟫에서 주로 다루는 요가는 카르마, 갸나, 박티 요가이다. 각각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카르마는 행위를 통해 최고와 연결하는 요가이고, 갸나는 지식을 통해, 박티는 사랑과 헌신을 통해 연결하는 요가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활동은 필수적이기에, 카르마 요가는 행위를 연결 수단으로 삼는다. 카르마 요기는 수행을 위해 일을 그만두거나 집을 떠날 필요가 없다. 같은 행위를 이어나가되, 그 정신을 바꾸면 된다. 이게 카르마 요가의 기술이다.
갸나는 지식이라는 뜻이다. 지성이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의심과 질문이 있는데, 갸나 요가는 이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지고로 나아가도록 돕는 과정이다.
하지만 행위와 지적 탐구만으로는 완성을 이룰 수 없다. 아무리 행위로 성공하거나 완전한 지식을 갖추어도 사랑이 없으면 마음 깊숙한 곳에 만족을 주지 못한다. 생명체의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욕구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내면에 있는 사랑을 일깨우는 과정이 박티 요가이다. 산스크리트어 박티는 사랑, 헌신을 뜻한다.
박티 요가를 수행하면 카르마 요가와 갸나 요가 뿐만 아니라 하타 요가와 같은 신체와 마음 수련 차원의 요가가 저절로 충족된다. 이 모든 요가의 목표가 궁극적으로는 사랑,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의 존재와 사랑으로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티 요가에서 말하는 최고는 신을 뜻한다. 최고의 존재는 에너지가 아니라, 인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박티 요가는 신과 사랑으로 연결하는 과정이자 수행이다. 요가를 사다리에 비유하면 박티 요가는 꼭대기에 비유된다. 박티 요가를 수행하면 다른 요가들이 저절로 수행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요가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박티 요기들도 하타 요가를 수련하고, 카르마 요가와 갸나 요가를 한다. 물질계에 있는 한 우리는 신체와 정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고(하타 요가), 활동을 해야한다(카르마 요가). 그리고 이 과정에 믿음이 있어야 하고 신을 향한 사랑을 키우려면 그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기에 경전 공부는 필수이다(갸나 요가). 그래서 다른 요가들은 박티 요가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