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20년, 잘 가 20대.
내가 91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부터 서른이다.
올해 20년이 시작되었고, 더불어 나의 20대는 끝이 났다.
서른. 계란 한 판이라는 나이는 멀리서 바라볼 때 조금 두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막상 닥쳐서 맞게 된 서른은 그저 얼떨떨... 그냥저냥 서른이란 게 왔나 싶은 느낌. 사실 지금 상황에서 맞게 되는 서른이라는 나이는 두려워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호기롭게 직장을 때려치운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나 무직 상태로 새해를 맞게 되었으니. 마음 한편에서는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은 마음, 또 한편에서는 아, 놀고먹으니까 무진장 좋다 싶은 마음.
... 그래도 솔직히 반년이 넘어갔으니 어서 일을 다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지금이 아마 나에게는 중요한 순간인 듯하다. 저번처럼 무작정 취업하여 닥치는 대로의 일을 해서 될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멀리 펼쳐져있는 풍경의 조감을 대충 파악한 뒤, 어느 방향으로,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제대로 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이미 한번 잘못된 길을 갔다가 되돌아온 것이라, 시간이 영 촉박한 느낌이긴 하지만. 어쩌랴. 어차피 대충 들어왔던 조언들,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괜찮겠지 하며 달려든 길... 나라는 인간은 아무리 옆에서 하는 조언을 들어도, 직접 해보고, 겪어봐야 어떤 길인지, 어떤 맛인지 알게 되는 인간인 듯 하니.
어떻게든 설 명절 전까지 취업을 확정 지어 놓는 것이 요즘 나의 1차적인 목표이다. 부디 설 명절엔 떳떳한 마음으로, 웃는 얼굴로 가족, 친지들을 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주눅 들지 말고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해야겠다. 숱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언 한마디 박하셨던 분이 이 한마디는 귀에 박히도록 나에게 하셨던 말씀이니까.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