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원 May 21. 2022

마켓컬리 UX 뜯어보기

[코드스테이츠 PMB 11] Ep12. UX 분석

UX와 UI, 두 요소는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함께 작동한다. UX(User Experience)의 사전적 의미는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총체적 경험이다. UX는 경험한 모든 측면을 포함하며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느낌, 태도, 행동 등이다. 좋은 사용자 경험과 나쁜 사용자 경험은 UI 요소와 상호 적용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어려운지에 따라 결정된다. 


UI(User Interface)는 컴퓨터나 모바일 기계 등을 사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설계 또는 그 결과물이다. 사용자는 키보드, 혹은 마우스 등을 이용한 '입력'을 통해 UI를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디지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GUI(Graphical User Interface)는 사용자가 그래픽을 통해 컴퓨터와 정보를 교환하는 작업 환경을 말한다. GUI의 예시는 우리가 보는 운영체제(Window, Mac OS)의 화면, 혹은 어플리케이션의 화면을 생각하면 된다.


UX와 UI의 차이점


정리하자면 UX가 경험 전반의 느낌에 관한 것이라면, UI는 제품의 인터페이스 모양과 기능에 관한 것이다. UI는 제품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를 시각적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UI 디자인은 시각적 상호 작용을 고려하여 버튼, 아이콘, 간격, 색상, 타이포그래피 같은 디자인 요소에 중점을 둔다. UX와 UI는 서로 상호작용하는 개념이다. UI는 사용자에게 보이는 모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용자 경험(UX)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의 UX를 분석해보려 한다. 평소 내가 자주 쓰면서 UX가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프로덕트로 마켓컬리가 떠올랐다. 마치 화장품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듯한 세련된 BI와 카테고리별로 예쁘게 정렬된 양질의 신선식품이 모여 있는 곳! 무엇보다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상품들이 대부분 성공적이었다^^!



1. 내 쇼핑 앱 중 최애, 마켓컬리


마켓컬리


마켓컬리는 2014년 12월에 김슬아 대표가 설립하여 ‘샛별배송’이라는 컬리만의 차별화된 물류 전략으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손에 꼽을 만큼 초고속 성장을 이루었다.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3P 커머스’가 아닌 직매입 유통업체인 마켓컬리는 ‘1P 커머스’이다.


이커머스 업체에는 크게 두 가지 사업 방식이 있는데, 업의 형태가 매우 다르다. (A) 1P 이커머스와 (B) 3P 이커머스로 크게 나뉘는데, 1P 이커머스는 쿠팡이나 아마존과 같이 물건을 직접 매입해서 재고 부담을 지는 업체들을 1P 이커머스라고 말하고, 3P 이커머스는 네이버나 알리바바와 같이 물건 매입은 없이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높은 재고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 빅데이터를 사업 근간으로 활용하여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으로 미래에 발생할 주문을 예측하여 폐기율을 1%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신선제품 판매와 고급화 전략으로 높은 품질의 식재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 바쁜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주부들, 1인 가구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마켓컬리는 어떤 UX를 가지고 있을까?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구분하여 정리해 보았다. 



2. UX 평가하기



좋은 UX


1) 세련되고 우아한 홈 화면 구성과 썸네일


처음 마켓컬리 앱을 실행하면 보이는 홈 화면을 쓱 둘러보았다. 그리고선 느낀 점은 썸네일이 굉장히 깔끔했고, 쿠팡 등 여러 오픈마켓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식료품 하나하나 담는 그릇과 식탁, 장식 요소, 그리고 배치 형태가 따뜻한 감성을 자극한다. 세 번째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마켓컬리의 브랜드 색상인 보라색과 잘 매치되도록 용기나 제품 색상을 비슷한 톤으로 맞춘 것도 센스 있게 느껴진다. 


이런 높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촬영과 편집, 디자인을 상당 부분 직접 관여하기 때문이다.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썸네일까지 신경 써주는 점이 유저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 같다. 


2) 유저 행동에 따라 큐레이션 되는 "이 상품 어때요?"

마켓컬리는 유저 기반 추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 기반으로 상품을 큐레이션 해준다. 사실 많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이용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지만, 마켓컬리를 이용하면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꼭 맞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 화면 상단에서 "이 상품 어때요?"라는 섹션을 바로 볼 수 있는데 이전에 마켓컬리에서 봤거나, 검색했거나 하는 행동에 따라 바뀌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그릭요거트와 크림치즈에 빠져.. 며칠 전에 마켓컬리에서 검색 후 좀 둘러봤는데, 오늘 앱을 실행하니 바로 이전에 검색했던 카테고리의 상품들을 노출해줘서 고객 관리(?)를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3) 직관적인 일상 언어를 사용한 UX Writing 


컬리추천 탭에서는 비슷한 속성을 가진 상품들을 카드별로 모아놓았다. 여기에서 마켓컬리의 UX Writing이 인상적이었다. '드라마 정주행을 위한 간식'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간식과 함께 시작하는 정주행.이라고 덧붙인 부연설명도 어쩐지 친근하다.), '할매 입맛 사로잡은 간식', '냉장고 속 단골 재료'도 있다. 인절미, 흑임자 등 할매들이 먹을 것만 같은 전통적인 간식을 좋아하는 유저를 타겟팅한 것이다. 또, 1인 가구든 4인 가구든 바로 요리하기 쉬운 채소, 달걀 등 기본 식재료는 항상 구매하게 되는데 이러한 유저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여 '집에 있는 냉장고를 한번 떠올려 보도록 하는' 효과도 줄 수 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직관적인 언어를 사용해 사용자 친화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 마켓컬리만의 '마이크로 카피'의 잘된 예가 아닐까. 제한적인 모바일 화면에서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쉽고, 재밌게 표현하는 것은 사용자 경험에 있어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4) 장바구니 페이지에서 보관방법별로 상품 구분


이 장바구니 페이지에서 눈에 띈 점은 냉장 상품-냉동 상품-상온 상품 이렇게 식품 보관방법에 따라 상품을 묶어서 보여주었다. 이렇게 구분하니, 주문할 때 상품을 배송받으면 어떻게 따로 보관할지 한번 상기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엄청난 기능은 아니지만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여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챙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마켓컬리에서는 40,000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을 해준다! 그래서 나도 평소에 급하게 받아봐야 하는 식품이 아니면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가 40,000원 이상 채워지면 주문하는 편이다. 그렇게 배송비 3,000원 덜 쓰고 그 다음날 배민에 배송비의 몇 배를 더 쓴 건 비밀..ㅎㅎㅎ!


+) 드디어, 마켓컬리에서 '찜하기' 버튼을 생성했다!


'찜하기' 기능은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라 좋은 UX라고 하긴 애매할 것 같아서 번외로 짧게 이야기하려 한다. 이전에는 마켓컬리에 '찜하기'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찜한 상품만 따로 모아 확인할 수 없었다.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결제할 때마다 선택 삭제해야 해서 불편하다고 느꼈다. 

오늘 UX를 분석하면서 자세히 보니, 상품별로 찜하기(♥) 버튼이 생겼다. 마이컬리에서 찜한 상품들만 따로 모아 확인할 수 있어서 사용자들의 쇼핑 편의는 더 좋아질 것 같다!



아쉬운 UX


1) 일관되지 않은 카테고리


카테고리 분류가 일관되지 않아서인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여러 식품군을 묶어 동일선상에 같이 네이밍 한 카테고리가 많았다. 가령, 과일·견과·쌀, 면·양념·오일 등이 그렇다. 이들은 공통점이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끼워 맞춘 느낌이 든다. 각 카테고리가 포괄하는 범위도 제각각인데 국·반찬·메인 요리의 하위분류로 베이컨, 햄, 통조림도 포함하는 게 맞는지 의아했고, 면·양념·오일의 상세 카테고리에는 소금, 설탕, 향신료와 밀가루, 믹스가 들어가 있어 분류가 모호했다. 


일부 품목의 가짓수가 적은 경우가 있고, 작은 화면에 모두 담기 어려운 점이 있어 이런 방식의 분류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짐작한다. 큰 카테고리 간의 순서와 범위를 조금만 재구성해도 사용자가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듯하다.


2) 리뷰 작성 시 별점 등록 불가, 사진 모아보기 기능 부재

마켓컬리는 상품 후기를 작성할 때 별점을 남기는 기능이 없고, 수기로만 작성해야 한다. 최소 10자 정도를 권장하고 있지만 별점이나 체크리스트 없이 텍스트 입력란만 제공하다 보니 후기를 남기는 데 부담감을 느끼는 사용자가 있을 수 있다. 


텍스트 위주의 후기를 유도하는 것은 사용자가 좀 더 리뷰를 성실하게 작성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도 Best 후기와 같은 리뷰는 구입한 식재료로 요리과정과 요리를 같이 올릴 정도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또 그것을 보고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다만, 후기가 최신순으로 정렬되어 있어(베스트 리뷰 제외) 긍정적인 리뷰와 부정적인 리뷰를 구분하기 어렵다. 별점 등록을 한다면 쉽게 원하는 후기를 선별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상품 후기에 등록된 이미지만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 아쉽다. 네이버스토어나 쇼핑몰의 경우 이미지만 모아보기가 가능해 한눈에 실제 상품을 짐작하기 쉬워 편리하다. 이런 니즈를 파악하여 기능 도입을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3) 판매상품의 다각화로 고객 피로도 증가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에서 이제 생활용품, 스킨케어·메이크업, 가전제품, 여행상품까지 점차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은 신선하고 고급화된 식료품 구매를 원하던 기존 고객들은 청소기, 호텔 상품 등 원치 않는 제품에까지 노출되게 만들어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나도 이번에 마켓컬리 앱을 살펴보면서 가전제품과 숙박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는데 신선식품, 샛별배송 등의 키워드를 가진 컬리에서 멀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나처럼 느끼는 사용자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결국 나중에 '마켓컬리는 뭘 파는 회사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기 곤란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3. 아쉬운 UX, 이것부터 개선해주세요!


앞서 살펴본 아쉬운 UX 3가지 중, 어떤 불편사항을 먼저 개선해야 할까? 


사용자 입장에서 고민해 보았을 때 '별점 없이 수기로만 리뷰 작성'을 꼽고 싶다. 사람들이 마켓컬리를 이용하는 이유는 신선하고, 맛있는 식품을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함이다. 마켓컬리 앱을 다운로드한 사용자들은 식료품 구매 동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같은 식품 군 중에서도 다양한 상품들 중에서 어떤 식품을 구매할까?를 결정해야 한다.


보다 퀄리티가 좋은, 신선하고 건강한, 합리적인 가격의 식품을 구매하길 원할 것이다. 이를 판단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이용 후기와 별점이다. 하지만 별점을 등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만들어져 있지 않으면, 사람들은 상품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을 더 소비해야 하거나 구매를 미루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가 가치가 있는 상품인지 판단하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부여하여 즐거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 마켓컬리에 주요하게 적용된 UX 요소는?


마켓컬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UX 요소는 '사용자와의 Fit' 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러운 Flow를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장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UX 설계 시 이미지와 텍스트를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느꼈다. 신선식품을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기에 실제 상품과 흡사한 퀄리티 높은 사진으로 상품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냉동-냉장-상온상품으로 구분하여 장바구니 페이지를 보여주는 것 또한 배송을 받고 난 후 사용자의 미래 경험을 예측하여 미리 한번 상기시켜주는 친절함을 발휘했다. 


또한 컬리추천을 통해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큐레이션 상품을 추천하고 상품군을 소개할 때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익숙하지만 신선한 텍스트로 유저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위트 있는 텍스트를 사용했다. 사소한 포인트지만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예상하고 그것을 해결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장치들을 섬세하게 마련해두었다. 


컬리의 이러한 UX 장치를 경험한 사용자들은 '친숙하고 편리한데 즐거움까지 주는'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속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주문한 상품을 배송받은 후 품질 만족도까지 높아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면 마켓컬리는 사용자에게 컬리의 핵심가치를 잘 전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켓컬리는 우리나라 새벽배송의 원조로 꼽히는 업체다. 작년 7월 시리즈F 투자를 받은 만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고, 그만큼 몸집도 커졌다. 성장세에 힘입어 올 상반기 사장을 예고했으나 사실상 좌초된 이후 이르면 올해 3분기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슬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과 매년 늘어나는 컬리의 영업 적자는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듯하다. 컬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근 사업 목적에 체험농장, 출판업, 화장품 제조·판매업, 식당업 등을 대거 추가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데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고객에게 우수한 상품가치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열일하는 마켓컬리,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참고자료

https://hunter-trader.tistory.com/342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6900436

http://news.tf.co.kr/read/economy/1925351.htm

https://mygrowthlog.tistory.com/2

매거진의 이전글 프레시코드의 KPI, 새로운 도약을 위한 OK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