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을 기억하는 섬
#겨울바다 중에서 '노량바다'가 유독 시린 이유는
겨울바다는 어느 바다나 시리다. 그중에서도 더욱 시리게 다가오는 바다가 있다. 바로 노량바다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싸우다 순국한 바다라고 하여 ‘이락파(李落波)’로도 불린다.
1598년 겨울, 노량바다에서 임진왜란 중 마지막 해전이 벌어진다. 200여 척의 조·명 연합수군을 거느린 이순신은 “이 원수만 무찌른다면 죽어도 한이 없습니다(此讎若除死則無憾)”며 하늘에 빌고, 왜군과의 싸움에 돌입한다. 싸움은 한밤중부터 처절하게 이어진다.
다음날 새벽까지 왜군 선박 200여 척이 대파되고 100여 척이 이순신함대에 나포된다. 적들은 혼비백산 남해 관음포(觀音浦)로 도주한다. 한 놈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끝까지 추격하던 이순신은 적의 탄환을 맞고 쓰러진다.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戰方急愼勿言我死)”는 유언은 지금도 민족사에 빛나고 있다.
#하동의 유일 유인도, 사계절 관광객 끊이지 않는 생태해양 섬
대도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 격전지인 노량 앞바다의 한복판에 위치한다. 경남 하동군 금남면에 속하며 면적 0.323km, 해안선은 5km에 이른다. 하동군의 유일한 유인도로 부근에는 주지섬, 동굴섬, 조각섬, 넓은섬, 장도, 밴월도 등이 감싸고 있다. 전임 이장님에 의하면 이들 무리 중 큰 섬이라 하여 대도(大島)라 부르게 되었고, 현재 60 가구에 100여 명이 살고 있단다.
원래는 무인도였으나 이곳에 사람이 처음 들어온 것은 지금부터 약 300여 년 전인 조선 숙종 때로 추정된다. 1690년경 남해군 이동면에 살던 어느 가난한 장수 이씨 부부가 이곳에서 터를 닦고 살면서부터다. 그래서인지 대도마을은 장수 이씨의 집성촌이다.
지리적으로는 광양과 하동, 남해의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 게다가 최고봉 46m의 완만한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북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다. 마을은 섬 동쪽 모래층인 사빈해안(沙濱海岸)에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굴, 바지락, 미역 등의 해산물이 풍부해 주민 1/3 가량이 어업에 종사한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역사와 자연이 만나 낚시, 역사, 레저시설 등과 연계하여 어촌을 관광 거점화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 선정...섬 전체가 공원 같아
하동 노량대교 지나기 전 노량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 들어가는 작은 섬 대도는 2005년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어촌 100선(2005년)에 선정됐다. 그 후 해수부 ‘어촌뉴딜 300 사업’에도 선정되어 역사와 생태체험, 휴식이 어우러진 ‘생태해양섬’으로 거듭났다. 이때 현재의 둘레길이 개설되고 이순신공원 등이 들어섰다.
대도선착장서 내리면 둘레길은 오른쪽, 왼쪽 상관없이 시작해도 좋다. 오른쪽으로 시작할 경우, 200~300m 걷다 보면 둥굴섬과 마주하고 있는 아담하고 예쁜 대도마을과 만난다. 둘레길은 범선전망대로 이어지는데 전망대에는 ‘캐리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우가 포즈를 잡고 서 있다.
옛 대도분교 앞 모래사장 우측으로는 밴월도와 철모섬이 거센 바람에 황량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황량함이 오히려 겨울 섬 트레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낭만이기도 하다. 썰물 때면 두 개의 섬을 걸어갈 수 있다는데 물때를 잘못 맞추는 바람에 바라만 본 것으로 만족한다.
발치 앞까지 밀물이 세차게 들이닥치는데도 60대로 보이는 부부는 굴 껍데기에서 조새로 연신 굴을 까내고 있다. 동의를 얻어 사진을 찍고 났더니, ‘자연산’이라며 아저씨가 조새 끝에 매달린 굴을 선뜻 내민다. 짭조름한 굴 맛에는 노량바다와 마음씨 고운 섬사람의 정이 담겨 있다.
해변에서 이순신공원으로 올라와 대도 스톤헨지 언덕에 이른다. 이곳을 명상의 언덕이라고도 하는데 석재 기둥에 한민족의 민족혼을 깨우기 위한 암각화들을 새겨 놓았다.
스톤헨지 왼쪽으로 내려서면 여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는 워터파크 시설과 글램핑장이 위치해 있다. 워터파크 시설 위 언덕배기에 있는 하늘공원은 장수 이씨 조상들을 모신 묘역이다. 하늘공원에서 내려와 우측 해안가를 지나면 대도 본섬과 무인도인 농섬을 연결하는 해변 데크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유유자적 농섬까지 돌고 대도선착장까지 오면 트레킹은 끝이 난다.
#이순신 장군 순국 현장…인근 남해 관음포와 충렬사도 가볼 만
대도 트레킹을 마치고 노량항으로 나와, 승용차로 남해 방향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관음포(觀音浦)와 충렬사(忠烈祠)가 있다. 먼저, 관음포로 가보자. 남해 고현면 북쪽 바닷가에 있는 관음포는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포구라 하여, 이락포(李落浦)로도 불린다.
관음포에는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 순조 32년(1832) 때 왕명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단과 비, 비각을 세웠다. 1965년 박정희 대통령 때 큰 별이 바다에 떨어지다 라는 뜻인 '대성운해(大星殞海)'와 '이락사 李落祠)'라는 편액을 걸었다.
관음포는 고려 말 정지 장군이 수군을 거느리고 함포로 왜선 17척을 격침 시킨 곳이기도 하다. 세계 해전사에서 함포(艦砲)로 적을 물리친 최초의 전투여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또한, 관음포는 고려 고종 23년(1236) 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국보 제32호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호국의 현장이기도 하다.
관음포을 둘러 보고, 다시 남해대교 끝 지점으로 나오면 충렬사가 있다.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처음 안치된 것을 기려, 장군이 순국한 지 30년째 되던 인조 6년(1628) 지역 선비들이 초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그러다 조선 현종 4년(1663)에 통영 충렬사와 함께 ‘충렬사(忠烈祠)’라는 사액(賜額)을 받았다.
사당 앞에는 우암 송시열이 짓고 송준길이 쓴 ‘충무이공묘비(忠武李公墓碑)’가 있다. 사당 후원에는 충무공의 시신을 임시 안치했던 가묘가 있다. 장군의 유해는 그 후 완도 고금도를 거쳐, 고향인 충남 아산의 현충사(顯忠祠)에 이장했다.
1. 위 치
o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 대도리
2. 가는 방법
o 하동 노량항
- 노량→대도 : 07:00(하절기), 07:30(동절기) 10:30, 12:00, 14:30, 16:00
17:30(동절기), 18:00(하절기)
- 대도→노량 : 06:30(하절기), 07:00(동절기), 08:30, 11:00, 13:30, 15:30
17:00(동절기), 17:30(하절기)
* 하절기(3월~10월), 동절기(11월~2월).
☎ 문의 : (선장) 010-3553-9922(대도아일랜드호)
3.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낚시, 워퍼파크
o 트레킹 코스(5.5km, 2시간 30분. 난이도 초급)
: 대도선착장→대도마을→범선전망대→분교앞해변→이순신공원→스톤헨지(명상의언덕)→
스타우드리조트→하늘공원→오토캠핑장→농섬인도교→해안산책로→해양펜션→빨간풍차 (용궁사)
→대도선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