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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트레커 Oct 09. 2023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 평화의 섬..신안 하의도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으로 많이 알려진 신안 하의도는 유인도 9개와 무인도 47개를 거느린 하의면의 대장 섬이다. 섬의 형태가 물 위에 연꽃이 떠 있는 모습이라 하여 ‘하의도(荷衣島)’라 했는데, 이는 중국에서 연꽃을 ‘하의’라고 부르는 것에 연유한다고 한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57.5km 떨어진 하의도는 인접 섬인 신의도와는 삼도대교(2017년 개통)로 하나가 되었다.

웅곡항에서 대리 방면으로 가는 해안길의 천사상미술관

해안선 길이 39.5㎢인 하의도 본도는 웅곡리, 어은리, 오림리, 대리, 후광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2023년 8월 말 현재 1641명이 거주하고 있다. 후광리는 김대중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 마을이다.


바다 가운데 두둥실 떠오른 연꽃 섬 ‘하의도(荷衣島)’


하의도는 섬이 크고, 다양한 역사적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어 돌아볼수록 머릿속에 남은 것이 많은 섬이다. 하의 본도만 둘러봐도 좋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염전 단지인 이웃 섬 신의도와 연계해 부속 섬인 신도, 대야도까지 포함하면 2박 3일의 일정도 빡빡할 정도다.

도초도 시목항에서 하의도 당두항으로 가는 차도선이 출발하고 있다

하의도의 주 관문은 목포항과 연계되는 웅곡항이지만 도초도 시목항에서도 서쪽 관문인 당두항에 도착할 수 있다. 따라서 암태도 남강항에서 차를 싣고 비금 가산항에 도착한 후 육로로 도초도 시목항까지 이동해, 하의도 당두항으로 들어가 신의도에서 목포항으로 빠져나온다면 신안군 중부와 남부를 관통하는 여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하의도에서 국내 최대의 염전지대인 신의도를 거쳐 야간 운항하는 차도선(신의 동리항)을 타고 목포항으로 나올 수 있다

물론 이 코스를 하루에 소화하려면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하의도 여행 후 신의도 동리항으로 이동해 야간(19:10분)에 운항하는 차도선을 타면 목포항에 저녁 9시쯤 도착한다.

하의도 부속 섬 대야도

하의도 여행의 백미는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과 김대중 대통령 생가이다. 또 하나의 명소인 큰바위얼굴은 섬의 남서쪽 끝에 위치에 있다. 푸른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 산허리를 따라서 난 서쪽 해안도로 타고 가다 보면 하의도 유일의 해수욕장인 모래구미해변에 이어, 큰바위얼굴과 만날 수 있다.

하의도 서쪽 관문인 당두항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하의3도 농민운동’


하의3도는 하의도 본도와 현재 신의면에 속한 상태도와 하태도 등 세 개의 섬을 칭한다. 1983년에 상태도와 하태도가 하의면에서 분리되어 ‘신의면’으로 승격되기 전까지 모두 하의면에 속했다. 하의3도에서 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 동안, 농민들의 토지탈환 투쟁이 전개되었다.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고려 말부터 왜구의 노략질을 막기 위한 공도(公島) 정책으로 비어있던 섬들은 임진왜란 이후 안정이 되면서 개간되기 시작한다. 조선왕조에서는 주인 없는 황무지는 개간한 자가 소유하게 되어 있어서, 하의3도에 정착한 섬 주민들도 자기 땅 한 평이라도 갖기 위해 갯벌을 간척해 나갔다.

하지만 하의 3도의 개간지 20걸(약 8만평)이 토지대장에 등재되지 못한 상황에서, 1623년 인조는 풍산 홍씨 가문으로 시집가는 고모 정명공주(貞明公主, 1603~1685)의 혼수품으로 이 땅에 대한 세금징수권을 4대손까지 하사하고 말았다. 이것이 향후 330년이나 지속된 하의3도 토지소유권 분쟁의 발단이 되었다.


4대손이 지난 후 풍산 홍씨가에서는 그 땅과 징수권을 반환해야 하나, 오히려 하의도 전체 토지를 소유해 불법적으로 세금징수에 나서게 된다. 홍씨 집안에 계속 세를 바쳐야 했던 농민들은 영조대에는 국가에도 세금을 내게 되자, ‘일토양세(一土兩稅)를 외치며 저항했다. 그 후 일제강점기에는 토지 소유가 일본인에게 넘어가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대중 모실길 2코스에서 바라본 피섬마을 전경

그 후 1950년 2월 국회 본회의에서 소유권 무상환원을 결의해 1956년 불하 형식으로 하의3도 농민들에게 토지의 권리가 되돌아왔다. 무려 300년이 넘는 오랜 기간에 걸친 토지탈환 운동의 전말이다. 이러한 하의3도 주민들의 목숨 건 토지탈환의 역사를 재조명하여, 후손들에게 생생한 교육의 장으로 제공하기 위해 2009년 하의북 초등학교 자리에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이 건립됐다.


하의도 서남 능선 등산 코스, 김대중 모실길


김대중 모실길

하의도의 산들은 비산비야(非山非野)의 지형에 가깝다. 등산 코스는 웅곡2리에서 큰바위얼굴 전망대까지 서남 능선 탐방로로 이어진다. 신안군의 예산으로 2012년도에 개설된 모실길은 7.5km에 이른다. 산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확 트인 시야 사이로 하의도의 다양한 모습과 올망졸망 아름다운 다도해의 풍광들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김대중 모실길 1코스에서 바라본 하의도 전경.

웅곡2리사무소 정류장(뒷개)에서 농로를 따라 들어가고 500m 걷다 보면 모실길 탐방로 입구에 도착한다. 이어 나무계단을 따라서 고도를 슬슬 올리다 보면 하의도의 벌판과 염전, 그리고 웅곡리 마을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원래 붕알바위라 불렸다는 양세바위 모습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비경이 펼쳐지고 제1·2전망대 지나, 1코스 명물 양세바위에 도착한다. 원래 붕알바위라고 불렸는데 하의도 농민항쟁이 증폭되는 발단이 오림리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져  ’일토양세(一土兩稅)‘를 외치던 농민들의 구호가 양세바위로 이름이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양세바위에서 초분골로 내려와 어은저수지에서 김대중 모실길 1코스는 마무리된다.

어은저수지

이어진 모실길 2코스는 어은저수지에서 큰바위얼굴 전망대까지이다. 처음엔 조망이 없어 다소 답답하지만, 송신탑을 지나면서 우측으로는 모래구미해변이, 좌측으로는 삼도대교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등 조망이 터진다. 이후 두 개의 자그마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면 건너편 죽도의 큰바위얼굴을 조망할 수 있는 팔각정에 도착한다.


큰 인물이 태어날 징조를 띤 '큰바위얼굴'


죽도 왼편의 모습이 사람 얼굴 모양을 하고 있어, 이름 붙여진 큰바위얼굴은 하의도가 배출한 큰 인물 김대중 대통령을 상징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곳을 ’사자바위‘라 부르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 온다.

죽도의 큰바위얼굴

옛날 어은리 피섬마을 뒷산에 고승이 수사자를 키우며 수도에 정진했다. 그런데 피섬 앞산에 사는 큰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서 가축과 사람들을 해쳤다. 그러자 마을 주민들이 고승에게 도움을 청했다. 주민들은 고승과 사자의 도움으로 호랑이를 잡게 되었지만, 호랑이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고승과 사자가 죽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고승과 사자를 마을 앞 작은 바위섬 죽도에 모셨는데 이후 죽도는 갈기가 무성한 사자가 앞발을 벌리고 있는 형상을 띄게 되었다고 한다.

작은모래구미해변

1. 가는 방법

    o 여객선

      - 목포항→하의도(웅곡항) : 차도선 2회 운항 (05:50, 13:30) 2시간 소요

                                         쾌속선 2회 운항 (06:00, 14:00) 1시간 12분 소요

        하의도(웅곡항)→목포항 : 차도선 2회 운항 (08:00, 16:10)

                                         쾌속선 2회 운항 (07:15, 15:15)

                                         ☎차도선 문의(남신안농협2호) 061-242-0522

                                         ☎쾌속선 문의(신진해운) 061-244-0522

하의도 웅곡항

      - 도초도 시목항→하의도(당두항) : 차도선 4회 운항 (08:45, 10:45, 14:45, 16:45)

        하의도(당두항)→도초도 시목항 : 차도선 4회 운항 (08:00, 10:00, 14:00, 16:00)

                                         ☎문의 : 슬로시티3호 선장 010-9452-1363

      - 신의면 상태(동리항)→목포 : 차도선 4회 운항 (07:50, 12:40, 17:10, 19:10(야간))

                                         ☎문의(남신안농협3호) 061-242-0888

신의면 남쪽 황성금리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진도군 조도면 주지도(손가락 섬)


2.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라이딩, 등산, 캠핑

    o 트레킹·라이딩 코스(18km, 5시간 30분, 난이도 상급)

       웅곡항→천사상미술관→하의3도농민운동기념관→김대중대통령생가→후광장로교회

       →소포저수지→대리동편경로당→당두선착장→해안길→어은1구경로당→해안길

       →모래구미→큰바위얼굴주차장→동구리섬→피섬마을

    o 김대중 모실길 코스(등산) (7.5km, 4시간, 난이도 중급)

        노루목(웅곡2리)→제1·2전망대→양세바위→초분골→어은저수지→2코스입구→피섬마을 뒷산

        →모래구미해변 삼거리→큰바위얼굴 팔각정

         * 등산 시는 사전 하의면사무소에 코스 및 전지 여부 등 상세 문의 후 진행 요망  

    o 캠핑 : 모래구미해변


3. 음식/숙박

    o 하의도유스호스텔(061-246-8808)

    o 인동초의 집(061-275-6729)

    o 연꽃섬민박식당(061-275-3500)

    o 황소식당민박(061-272-4280)

    o 중앙식당민박(061-275-4080)


4. 여행 안내

    o 하의면사무소(061-240-4009)

    o 김대중 대통령 생가(061-275-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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