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죽는 것도 중요하다는 웰다잉이란 무엇일까? 2018년 11월 8일자 방송
수업시간에 DNR (Do not resuscitate )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이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DNR은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사를 확실히 병원에 전달하여 죽음에 가까워졌을 만한 상태에 도달하면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하는 의료시술을 받지 않겠다는 본인의 죽음에 선택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2009년 당시에 나는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는데 마침 연세 세브란스 병원 사이트 디자인을 수주하게 되어 한동안 신촌으로 파견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 해 이 병원에 관련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많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고 따라 김대중 대통령도 서거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이 이 병원이어서, 한동안 유명인사들이 병문안 오고 나중에 영안실에 조문이 오고 시끌 버쩍했었고, 나도 조문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식물상태였던 김할머니와 병원 간의 소송이야기도 화두였다.
아마도 존엄사를 인정해 달라는 가족과 병원 간의 소송이었을 것이다. 당시 할머니는 식물인간상태에서 중환자실에서 장기간 기계에 의존에 생명을 연장하던 상황이었는데, 엄청난 중환자실 비용으로 자식들이 감당하지 못해 이를 두고 존엄사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 진행되어서 한동안 화두였던 것 같다. 사람의 생명을 미끼로 윤리를 핑계로 이득을 취하는 병원에 대한 비난과, 고작 돈 때문에 온 가족이 할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는 비정한 가족들이라는 경로사상에 위배되는 비난 아닌 비난 (당시 화면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할머니의 눈에 눈물 한 방울이 흐르는 것을 보여주며...) 그때 당시만 해도 존엄사는 불법이었다. 존엄사를 인정하는 나라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캐나다도 존엄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이 존엄사라는 제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시설과 복지시설 간의 절대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리 비윤리적인 것을 떠나서 우리나라에는 법이 없지만, 내가 알기로는 불치병의 걸린 많은 사람들이 존엄사를 이루기 위해 해외로 떠나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캐나다의 베이비 부머에 비해 우리나라의 베이비 부머들은 아직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낯설다. 아직 노후에 대한 정부에 대한 대책도 안정화되지 않았다. 요양원 시설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고, 요양인력에 대한 처우도 열악하기 그지없다. 베이비 부머들은 아마도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돈을 열심히 모으다 보면 언제 닥쳐올지 모를 병마와 죽음도 한큐에 해결될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병들어서 고통스럽게 죽고 싶지 않아. 너무 오래 살고 싶지 않고 죽을 때 편하게 죽고 싶다"라는 말 정도로 다가올 죽음을 예비하는 것은 절대 충분치 않다. 실질적으로 수면 위로 이끌어내 직접적으로 보험, 유언, 병원, 가족들 간의 상의, 그리고 정부 보조, 지역단체의 보조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 적이라고 본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마치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처럼 잘 계획하고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다양한 모양새의 삶의 이벤트들을 겪어나가지만 그저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지나치는 것처럼 죽음도 마찬가지이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삶의 어떤 이벤트보다 가장 잘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뉴스에서 본 한 요양원의 인권침해에 대한 내용이 생각났다. 치매 노인의 손발을 싸 묶어 침대 레일에 묶어 놓은 것 몇 시간을 그렇게 방치시켜 놓은 걸까? 그것에 대한 댓글 중 하나는 " 이런 상태의 노인은 한 요양사가 치매 노인 한 명을 온전히 관리해야 하는데 인력 부족으로 여건이 안 되는 바람에 이렇게 묶어 놓지 않으면 혼자 다니다가 낙상하여 돌아가시는 일이 비일 비재하기 때문에 안전상 그렇게 해놓은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요양원입장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캐나다만큼 더 잘 사는 사람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후는 이렇게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 세금이 부족해서일까? 정치가 수준이 낮아서일까?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우리나라사람들도 충분히 수준이 있어 보인다. 돈 벌만큼 벌었고, 외국물 먹을 만큼 먹었고, 대학들도 많이 가고 많이 배웠다. 아직도 "존엄은 무슨 존엄 내가 굶어 죽게 생겼는데"라는 마인드가 만연한 것 같다. 그 많은 예산은 어떤류의 사람의 배를 채우기 위해 쓰이는 걸까? 화가 났다. 이런 노후관련법을 제정하고 관리하는 어떤 정부 기관의 총책임자의 노후도 이와 같기를...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노후 관련예산을 삭감하려 드는 자들의 말로도 이와 같기를...
학교를 시작하면서 노화에 관련된 질환과 그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 배우는데, 대부분 몸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은 생활습관에 따라 다른 증상이지만 비슷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뼈는 흐물 해져서 자꾸 넘어질 것이고, 소화기능과 신장기능은 떨어져 기저귀나 오줌주머니를 달고 다닐 것이며, 삼키는 기능도 저하돼서 무른 음식만 먹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기억력도 날로 흐릿해질 것이고 나중에는 그 아무도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고 말 그대로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순간도 올 것이다.
나의 죽음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다. 내가 당장 죽으면 나의 죽음은 누가 처리해 줄 것인가 만약에 나를 책임져줄 만한 아무도 없다면? 갑자기 사고라도 날 때를 대비해서 나도 DNR에 사인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동영상의 여배우처럼 납골당에 자리도 알아놔야겠군... 슬슬 유언장도 써놔야겠는데? 한국? 캐나다 어디로 하는 게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