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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이 내게 남긴것...

나는 어떤 사람일까?

by 미소마을

오늘은 나에 대한 챕터를 한편 써내려 보려고 한다.

나를 설명하는 글은 항상 꼬리표처럼 남편과 아이들이 따라다녔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심지어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어릴 적부터 그랬던 것 같다.


집에 둘째로 태어나서 항상 누구의 딸, 누구의 동생으로 불렸지

내 이름을 어른들도 헷갈려서 잘 못 부르기도 하고 틀린 이름의 세벳돈 봉투를 받기도 일쑤였다.

그게 너무 당연해져서 처음에는 서운함과 화도 났지만 나중에는 아무런 기분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뎌지고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원래 그런 것 같다.

아무리 부당하고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환경이 돼도 환경에 익숙하고 젖어 들면 아무런 기분이

느껴지지 않고 적응되는 것...

어릴 적 비가 오면 집에 물이 떨어지고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서 찬물로 씻고 오래된 집이어서 항상 겨울은 싫고 추웠던 그 집에 적응 되서 살았던 것처럼..

하지만 나에게 육아는 익숙해지지 않고 불쑥불쑥 화가 나고 세상에 서운하고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아

힘이 빠지기까지 한다. 벌써 13년이 되었는데도 익숙해지지 않고 하나의 문제를 해결 하면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는 그런게 나의 육아였다.


시어머니는 내가 부정적인 성격이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나는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게 정말 버겁고 힘들었다.

내가 힘들다고 어머니에게 말하면 부정적인 성격이어서 더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부정적인 성격이 아니다.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이다.

이라크에 파견 근무 나가서 시차가 달라서 전화도 못하는 일이 많았던 남편,

항상 바쁘다는 친정 엄마, 너무 멀고 시누이 아이도 봐야해서 도와 줄 수 없다는 시어머니 까지...

내 성격이 절대 밝을 수 없는 환경인데도, 나를 부정적인 사람 취급하니 너무 화가 나고 짜증이 올라왔다.

차라리 회사 생활을 하면 돈이라도 나오지 육아는 보상이 없었다.

애는 혼자 컷다고 하지 남편은 지금까지 뭘 했냐고 하지...

입술이 트고 늘어가는 잔주름과 나이가 나의 육아의 고단함을 말해주는데... 세상은 물질적 보상이 없다는 이유로 나는 놀고 팔자가 편한 사람이라고 세상은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는 혼자 살았을 거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 누구를 책임지는 일이 가장 어렵고 힘든일이다.

그게 바로 진짜 나인것 같다 자유로운 사람.... 내가 추구 하는 자유....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 놓을 수 없겠지만.. 나의 육아는 절대 쉽지 않았다.


나는 자유를 추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오늘도 그 자유는, 내가 감당해야 하는 사랑과 책임감 속에 잠시 묻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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