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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Dec 26. 2016

두려움 vs 호기심

할 클레멘트 '중력의 임무'


‘우리는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소.

평생이 걸려도 당신네 지식을 다 배울 수는 없다는 걸 이해하는 것부터 말이오. …

나는 왜 브리 호가 바다 위에 뜨는지 알고 싶소. 왜 카누도 잠시 동안이지만 브리 호와 마찬가지로 물에 떴는지, 무엇이 카누를 짜부러뜨렸는지, 바람은 왜 항상 고원의 균열 지대의 아래 방향으로 불어 내리는지 알고 싶소.

그리고 언젠가는 무엇이 로켓을 작동하도록 만드는지 알기를 원하오.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싶소.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말이오.’


중력의 임무_잡.다.한 책읽기


중력의 임무_ 할 클레멘트

지적 호기심을 향한 모험!!

납작한 행성, 중력이 지구의 3배에서 700배까지 달하는, 하루가 지구시간의 8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행성. '메스클린'인은 그러한 중력 때문에 고질적으로 머리 위에 단단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5센티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을 맞아도 치명상이기 때문이다. 애벌레 같이 긴 몸체와 여러 팔다리들, 그리고 눈은 바닥에 딱 붙어 위치한다.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은 그들에게 엄청난 두려움을 준다. 이들이 절벽을 오르내리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부터 상상하기 힘든 조건들이 머리 속에 들어왔다. 납작한 행성이 자전한다. 그곳의 극지방은 지구 중력의 700배에 달한다. 몸통 길이 40센티의 메스클린인의 몸무게는 250킬로그램! 18분 만에 해가 뜨고 진다. 메탄가스로 이루어진 바다는 동쪽과 서쪽이 연결되지 않는다. 이 어마어마한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지? 적당히 상상하면서 읽어 나가다 보면 친절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설명들이 더해진다. (중간중간 지구의 과학자들이 선장 발리넌과 일등항해사 돈드래그머에게 대기의 밀도, 온도에 따른 기압의 차이 등등 그 ‘과학'이라는 것을 설명할 때 나도 이 메스클린인 만큼이나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메스클린의 무역선 선장 발리넌은 지구인(그들은 플라이어라 부른다.) 래클랜드를 만나 그들에겐 너무나 낯선 ‘과학’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는 상상도 못 할, 하늘을 나는 기계 ‘로켓'. 그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 바다 사나이는 두려움 이상으로 호기심이 강했다. 지구인이 조사차 행성에 내려보낸 무인로켓의 관측자료를 회수하지 못해 곤란한(지구인은 700G의 중력을 버틸 수 없다!) 래클랜드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륙을 가로질러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쪽 바다를 따라 로켓을 찾는 대장정에 오른 것이다. 무전기 네대를 들고!

이 모험은 정말 흥미진진하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미지와의 조우. 발리넌은 점점 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강해진다. 그리고 처음부터 그의 목적은 지구인과는 달랐다. 이 영리한 상인은 플라이어들이 아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이해하고 싶었다. 그 ‘과학'이란 것을 배우고 싶었다.

‘던지다'라는 개념조차 이해할 수 없던 그들이 도르래를 만들고,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높은 곳에 오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들의 배를 하늘에 띄웠을 때!!! 그 장면을 상상하며 온몸이 짜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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