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어떤 책인가
주역은 역경으로도 불리는 유가의 주요 경전 중 하나다. 서술이 자유롭고 다양하며 긴 설명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주역은 말 그대로 주나라의 역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서 역이란 대체로 세상만물과 우리 인간사의 변화와 그 원리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저자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오랜 세월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에 이르렀을 것이다. 주역은 공자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책이다. 책의 일부를 공자가 지었다는 설도 있고, 공자가 이 책을 무척 좋아하고 중시했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위편삼절이란 잘 알려진 성어에서 공자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열심히 읽은 책이 바로 이 주역이다.
주지하듯 주역은 점복서다. 대략 그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팔괘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64개의 괘(卦)에 대해 각 괘의 길흉을 서술한 것이 괘사, 그리고 여섯 개의 효(爻)에 대해 서술한 효사가 중심이다. 이 괘사와 효사는 소위 점괘에 대한 짧은 설명이며, 표현이 상징적, 비유적이라 의미가 모호하고 여러 해석을 야기한다. 또한 괘사와 효사에 대한 보충, 또는 해설이라고 할 십익에 대해서도 좀 알아야 하는데, 괘사나 효사보다 후대에 완성된 글이어서 상대적으로 의미 파악이 잘 되고 유가에 많은 영향을 준 중요한 대목이다.
살펴본 대로 주역은 유가의 중요 경전이지만, 그보다는 점복서로 우리 일상에 파고 들었다. 그런 면에서 유가의 다른 어떤 경전보다도 친숙하다. 이 첨단의 과학시대에도 점을 보러 가는 사람들은 더 늘어난다.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대도 이 복잡다단한 인간 세상은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니, 우주 삼라만상의 이치를 꿰뚫는다는 주역에 더욱 기대는 것일까.
직접 주역을 공부하는 이들도 주위에 적지 않다. 젊은 날엔 그저 애매모호한 점복서로만 치부하다가 이런저런 인생사를 겪고 나이가 든 후 주역을 제대로 좀 공부해보고 싶다고 나서는 것이다. 내 주위에도 그런 사람들이 여럿이다. 어쨌든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에 이런 책이 만들어지고 역대로 중시되며 읽혀왔다는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주역은 또한 기호와 그림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도드라지는 특징일 것이다. 답답하다고 점집을 찾는 것보다 직접 주역을 한번 정독해보면 어떨까. 물론 쉽진 않을 것이다. 난해한 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