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이야기24

어쩔 것인가, 성어


성어에 대한 논문을 쓰느라 애를 먹고 있다. 성어에 담긴 중국인의 문화적 원형을 찾겠노라고 했지만, 써가다 보니 그냥 그저그런 분석에 그치고 마는 듯 해서 영 성에 차지 않는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괜찮은 논문 한편 쓰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그렇고, 중국어를 배우고 사용하다보면 중국어 참 어렵다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성어가 바로 그렇다. 중국인들은 어렵지 않게 성어를 툭툭 쓰는데, 그게 성어인지 잘 캐치하는 것, 그리고 그게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를 재빠르게 이해하는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어도 중국어로 들으면 영 낯선 발음으로 들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딱히 방법이 없다. 자꾸 들어보고 말해보고 써보는 수밖에.

예전 중국 유학시절, 종합시험에 그런 문제가 나온 적이 있다. 말 馬가 들어간 성어를 10개 적으시오. 죽마고우, 천고마비, 주마간산, 새옹지마 등등 열심히 써갔지만 막상 10개를 채우는 건 쉽지 않았다. 더구나 수많은 문제 중 하나였으니, 그것만 붙들고 있을 순 없었다. 어쨌든 기억에 남는 시험문제였고, 다시 한번 한자의 묘미를 느끼게 된 사건이었다.


익숙한 성어래도 중국과 한국이 다르게 쓰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우리는 주마간산이라고 쓰지만 중국에선 주마간화로 사용한다든지, 십중팔구를 십중유구로 쓴다. 또 글자의 배열이 다른 경우도 있다. 우리는 분골쇄신이라 하지만 중국에선 분신쇄골, 현모양처를 중국에선 현처양모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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