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행 36

복건성 하문

복건성의 하문은 중국인들이 겨울철을 보내고 싶은 최고의 휴양지로 자주 선정된다. 따뜻한 기후, 바다를 마주한 시원하고 깨끗한 환경, 중국 여느 대도시 못지 않은 크고 세련된 모습, 그리고 남국 바다 특유의 낭만까지 더해진 하문은 여러 장점을 가진 도시임에 틀림없다.

복건성의 성도는 복주지만 국제적으로 더 알려진 복건성 제1의 도시는 하문일 것이다. 하문은 따뜻한 기후와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고대부터 항구로서 널리 활용되었다. 인근의 동남아 일대는 물론 명대에 이르면 네덜란드, 영국, 포르투칼등의 서양과도 교류를 했는데, 이때부터 아모이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 당시 가장 인기있던 품목이 바로 홍차, 영국과 네덜란드는 중국과의 홍차 교역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고, 그 주요 항구가 바로 하문이었다. 주지하듯 아편전쟁 후 맺어진 남경조약에서 하문은 상하이, 광주 등과 함께 개항된 이래 국제적 항구로서의 명성을 더욱 떨치게 되었다. 홍콩, 상하이, 남양 등지를 연결하는 중개 무역항으로 크게 발전하였다.

하문은 또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대만과 바로 마주하고 있다. 역대로 대만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을 쉽게 집작할수 있다. 본토 출신의 중국인들은 대개 하문항을 통해 대만으로 이주하고 또 반대로 하문을 통해 본토로 돌아왔다. 지금도 하문과 대만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양안관계가 경색되거나 안좋아지면 가장 먼지 긴장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복건성의 또 다른 항구도시 천주도 그렇지만 일찌감치 해양무역을 개척했던 하문지역은 동남아 화교들의 고향같은 곳이다. 해외에서 돈을 벌어 돌아와 하문 일대에서 크게 사업을 펼치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1979년 심천, 주해와 함께 경제 특구로 지정되면서 더욱 큰 대도시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문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여기가 남국이라는 느낌을 아주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야자수가 늘어선 도로, 덥고 습한 기후, 스콜처럼 수시 때때로 내리는 비 등은 흡사 동남아의 도시를 방불케 한다. 자, 하문에서 숙소를 정했다면 어디를 가봐야 할까


구랑위

구랑위는 하문에서 700미터 떨어진 인근의 작은 섬이다. 섬의 면적도 크지 않아 그냥 바람쐬러 가볍게 가볼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유명 관광지다보니 365일 언제나 구랑위에 가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남쪽의 섬이지만 온갖 서구의 건축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는 곳이다. 구랑위는 지난 세기 영국의 조계지, 그중에서도 휴양지로 개발되어 각양각색의 다양한 별장이 있다. 1903년 조계지가 되면서 중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렇듯 아픈 역사를 가진 섬이지만 지금은 아름답고 낭만적이며 아주 이국적이기도 한 남국의 섬인 것이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일광암에 오르면 구랑위 전체와 바다, 그리고 바다 건너 하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해빈 해변은 하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다. 말 그대로 별이 쏟어지는 해변으로 가요라는 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낭만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야자수, 파도소리, 모래사장, 아름다운 선셋, 소녀들의 웃음소리, 아, 일상의 피로에 지친이들이여 구랑위로 가보시라!


19세기 말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무력하게 무너져가던 청나라가 외부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만든 해안 포대 중 하나가 하문 호리산 포대다. 많은 돈을 주고 독일에서 사왔다고 하는데,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지금은 관광객들의 기념 촬영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절박한 상황을 대표하는 무기였을 것이다. 전망 좋은 바다가에 위치하고 있으니 포대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가져본다.


당나라 때 지었다는 천년 고찰 남보타사도 하문에서 빼놓을수 없는 볼거리다. 복건성내 사찰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불상의 화려함과 개성적인 모습으로 이름 나 있다.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노을 지는 저녁 시간대에는 하문 시내와 남중국해를 관망하며 아름다운 선셋을 볼수 있는 명당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국기행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