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블루스/ 연재를 마치며
유학생활은 체력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아직은 힘이 넘치는 30대 초반이었다고 해도 집 떠나 객지에서 혼자 생활하며 학위 과정을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녹록치 않은 일이었다. 희한하게도 아무리 챙겨먹는다고 먹어도 1년만에 몸무게가 6. 7키로씩 쭉쭉 빠졌다. 물론 2년차 3년차가 되어 상하이 생활에 완전 적응했을 때는 큰 변화없이 유지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체력 유지를 위해서는 잘 먹는 것 외에 당연히 적당한 운동이 필요했다.
일단 자전거가 일상화되었으니 어느 정도 기본적인 운동은 꾸준히 했다고 본다. 그리고 일주일에 서너번 씩 수영과 사우나를 즐겼으니 그 또한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가끔 친구들, 동료들과 탁구나 당구, 농구와 테니스 등도 즐겼다. 그 외에 혼자서도 아무 때고 할수 있는 것이 아마도 산보와 달리기였던 것 같다.
사실 산보는 운동이라기 보다는 기분 전환과 소화시키기 정도였을 것이다. 상하이는 워낙 인구가 많고 복잡하다 보니 도로에 나오면 우선 정신이 없다. 사람들과 자동차와 자전거가 뒤엉키고 매연과 소음 때문에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친다. 이럴 때 찾는 곳이 공원 아니면 학교였다. 나무가 있고 물이 있고 무엇보다 조용하니 완전 딴 세상 같이 느껴진다. 3년 내내 학교 근처에 살았으니 아무 때고 교정을 슬슬 걸으며 기분 전환도 하고 이런저런 구경도 하는 산보, 혹은 산책을 참 많이 했다.
이런저런 일로 머리가 복잡하거나 몸이 찌뿌둥할 때면 운동장 트랙을 돌고 돌았다. 중국 학생들 중에도 아침, 저녁으로 트랙을 뛰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들과 함께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만큼 뛰고 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졌다.
자전거 이야기도 좀 해야겠다. 알다시피 중국은 자전거 왕국으로 생활의 필수품이다. 아이도 어른도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고, 직장에 간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도 얼마든지 있지만 중국인은 왠만한 거리는 자전거를 애용한다. 운동도 되고 기름들 일도 없고, 또 걷는 것보다 훨씬 빠르니 말 그래도 일석 삼조다. 인간이 발명한 교통수단 중에 자전거가 최고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중국은 언덕이 없이 끝없는 평지가 이어지니 자전거 타기에 참 좋은 조건이다.
3년간 2대의 자전거를 탔다. 중국에서는 자전거가 필수 교통수단이니 중국인들은 신고를 하고 번호판도 달고 했지만, 유학생들 중에 번호판을 다는 경우는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인지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경우가 주위에 많았지만, 나는 다행히 도난당한 적 없이 잘 타고 다녔다. 중간에 펑크가 나고 체인이 망가진 경우가 여러 번이지만 길가 어디서든 자전거를 수리하는 아저씨들이 많아 별 문제없었다. 학교 인근은 물론 때로는 멀리 한 두시간씩 자전거를 달려 시내나 외곽으로 나간 적도 있었다. 그리고 마트에 갈 때도 항상 자전거를 가져가 뒤에다 앞에다 잔뜩 매달고 왔다. 정겨운 기억이다. 비가 많은 상하이,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자전거를 탔다. 우비를 썼다 해도 바지는 다 젖기 마련이고 안경에도 빗물이 들어차지만,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시원하고 좋았다.
데이트 삼아 자전거 뒤에 여학생을 태우고 씽씽 달린 적도 있었다. 마치 <첨밀밀>에서 여명이 장만옥을 태우고 달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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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상하이 센티멘탈>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상하이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은 조만간 책으로 묶여 나올 예정입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짜이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