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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Jan 02. 2024

취미 부자가 돼볼까 3

다시, 태권도

이른바 K 컬쳐의 한 축으로 태권도가 있다. 전 세계에서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우리 태권도를 좋아하고 열심히 배우는 것 같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성인들도 태권도를 즐겨 배우는 것 같은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태권도는 아이들의 운동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아 좀 아쉽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 운동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성인들도 흥미롭게 태권도를 배울 수 있을까, 많은 연구와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튼 세계적으로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해나가길 기원해본다.      


내가 예닐곱 살이었던 70년대 후반, 나도 태권도를 열심히 배웠다. 꽤 열심히 해서 잘한다는 소리도 들었고, 말죽거리 국기원에 가서 품 심사도 받았다. 국기원에 갔던 것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렇게 초등학교 1, 2학년까지 4, 5년 열심히 태권도를 배웠던 것 같고, 특기나 장기를 말하라면 태권도를 말할만큼 주위에서 태권 소년으로 봐준 것 같다. 하하       


이후 자라면서는 태권도 할 일이 없으니 까맞게 잊고 있다가 군대에서 다시 태권도를 만났다. 이른바 전투 태권도, 장병들의 심신 단련 차원이었는데, 잊고 있던 태권도를 다시 하게 되니 반갑기도 하고 즐거웠던 것 같다. 물론 몸이 많이 굳어 뻣뻣해서 다리가 잘 올라가진 않았다.      


다시 20여년이 흘러 6살 꼬맹이 아들을 데리고 동네 태권도장을 찾았다. 어린 아이들이 기합소리를 내며 손을 뻗고 발을 내지르는게 귀엽기도 하고 제법 씩씩하기도 했다. 관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와중, 저녁 성인반이 하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운동 삼아 아빠인 나도 태권도를 다시 좀 하게 되었다. 성인반이라고는 하나 진짜 성인은 나 혼자였고, 대부분 체대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었다. 아무튼 저녁에 한 시간씩 그들과 어울려 열심히 참여하니 기분도 새롭고 재밌었다. 내친김에 2단 심사에도 도전했고, 많은 격려를 받으며 합격했다. 50대가 막 시작되던 시점이었는데, 성취감도 있었고 태권도에 대한 흥미도 더 생긴 좋은 체험이었다.      


지금은 집에서 가끔 품새를 해보고 발차기를 하며 몸을 푸는 정도인데, 다시 좀 빠짝 연습해서 조만간 3단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나에게 태권도는 취미로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의미도 좀 있다. 앞으로 나는 무협영화와 느와르 액션영화를 찍어볼 계획이 있기에 다양한 액션을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태권도도 그런 맥락에서 좀 더 익히고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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