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사주, 점에 대하여
연초, 아마 대한민국 점집이 가장 바쁜 시기일 것이다. 신년운세를 보러오는 이들이 끊이지 않을 터이니. 자, 이렇듯 이 눈부신 첨단의 과학 시대에도 사주와 점에 대한 관심은 조금도 사그러들지 않고 여전히 성업 중이다. 왜 그럴까. 나는 가끔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그저 흔히 할 수 있는 대답은 물론 있다. 가령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점점 더 다양해져가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그만큼 더 불안해지고 무언가 의지할 것을 찾는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그럴 것이다. 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자신의 앞날을 알 수는 없다. 게다가 현실은 늘 막막하다. 사회 구조가 점점 더 빡빡해지면서 흔히 말하는 성공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시험에 붙을 수 있을는지, 취업은 가능한지, 결혼은 할 수 있는 건지, 내가 내린 결정이 맞는 건지 온통 불안하고 막막한 것 뿐이다. 자, 그리고 소위 성공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해도 그들도 똑같이 미래는 알 수 없고 불안한 법이다. 신분, 직업, 나이를 막론하고, 또 재산의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현대인들은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 각종 보험이 성업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불안을 조장해 장사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간이 존재하는 한 사주, 점은 계속 존재할 것 같다. 그것을 앞뒤 없이 맹신하는 것은 물론 문제지만, 그것이 가진 순기능도 분명 있을 것이다.
고대인들은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점을 많이 이용했다. 중국 최초의 문자기록인 갑골문은 바로 그러한 점복에 대한 기록이다. 이웃나라와 전쟁을 해도 되는지, 올해는 풍년이 들지, 길일을 어떻게 잡을지 등등 국가의 많은 대사를 정할 때 점을 쳤다. 예전이 국가의 중대사나 왕실의 일에 대해 점을 쳤다면, 지금은 개인의 문제를 가지고 점을 친다. 사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점을 쳐보고 싶은 일이 있을 것이고, 또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터이다. 인생 상담 한번 받는 셈 치고 한번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가볍게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면 문제될 건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가면 더욱 좋을 것이고 말이다. 새해 모두들 운수대통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