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감동 <베어>
9살 어린 아들을 키우다 보니
만화나 어린이 프로그램을 많이 보게 된다.
순수한 동심의 세계,
아들과 그것을 보고 있으면
가끔은 나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ㅎㅎ
어린이 프로에는 역시
여러 동물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동물들을 귀엽게 캐릭터 한 주인공들도 참 많다.
그런 캐릭터들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재밌게 본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바로 장자크 아노 감독의 1988년 작품 <베어>라는 영화다.
허, 이거 어떻게 찍었을까 싶게
영화를 보는 내내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영화를 보며 연신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80년대 후반이니 나 고등학교 때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동물이 나오는 영상이라면
주로 동물의 왕국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해외 다큐를 생각했는데
이 영화 <베어>는 달랐다.
부족함 없는 한편의 영화였고
마치 한편의 성장 드라마처럼 보였다.
요컨대
자연스러운 감동과 재미, 그리고 생각거리를 던지는 좋은 영화다.
동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나에겐 바로 <베어>다.
사람들에게 곰은
다양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가령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아가 푸근하고 듬직한 이미지가 있고
또 한편으로는
무시무시한 힘과 무서움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또는 둔하고 무식한 어떤 이미지도 갖고 있다.
영화 <베어>를 보면
곰이 무척 똑똑하고,
또한 인간과 깊은 교감을 할줄 아는
사려깊은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감독 장자크 아노는
이 영화 이후에도
호랑이 형제의 이야기인 <투 브러더스>와
중국 내몽고를 배경으로 늑대와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울프 토탬>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자연과 인간, 문명을 배경으로 두르고
동물과 인간의 교감과 그 안에서 발견되는 지혜와 교훈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것 같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읽게되는 책
<시튼 동물기>에는 적잖은 감동이 있다.
<베어>는 그 책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