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시 한수]

3 맹호연 <춘효>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처처문제조)處處聞啼鳥

(야래풍우성)夜來風雨聲

(화락지다소)花落知多少


봄잠에 취하여 새벽인 줄 몰랐는데

여기저기서 새소리 들려온다.

어젯밤 비바람 소리 들리더니

지금쯤 꽃잎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필자는 강의를 하고 글쓰는 것에 더해 영화를 만드는 것을 또 하나의 업으로 삼고 있다. 상하이에서 박사 유학을 하면서부터 영화 제작에 대한 생각을 했고, 이후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썼다. 이후 촬영, 편집에 대해 조금씩 배우고 연습을 거쳤다. 그리고 대략 마흔쯤부터 틈틈이 단편영화를 몇편 만들었고, 짧은 다큐멘터리도 완성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이런 저련 영상을 만들어 공모전에 내고 가끔은 상도 타곤 했다. 그리고 얼마 전 그동안의 경험을 다 털어넣어 첫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시사회를 거쳐 여러 영화제에 출품했고, 이제 극장 개봉을 준비 중이다.


자 주지하다시피 영화는 이른바 종합예술인 바, 미장센 외에도 미술이나 음악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중 특히나 음악이 갖는 비중이 크다. 심지어 어떤 영화는 내용보다 음악이 먼저 기억되기도 하니 말이다. 필자도 평소 음악을 좋아하는 지라 내 영화를 만들게 되면 음악이 아주 중요할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런데 왜 갑자기 영화와 음악 이야기를 하는가. 다 이유가 있다. 필자의 첫 장편영화에 실린 노래가 여러 곡이다. 그중 한 곡인 <춘효>라는 노래는 바로 중국 맹호연의 시 <춘효>에 곡을 입혀 작곡한 노래이다. 개인적으로 아주 맘에 드는 노래다.


맹호연의 시 <춘효>는 아주 간결하게 봄날 아침의 풍경을 세련되고 정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꽃잎이 떨어진 봄날의 새벽, 시인은 봄잠의 달콤함에 취해 새벽이 온지 모르고 있다. 조금쯤은 몽환적인 느낌도 든다. 하지만 마냥 편하게만 볼 수는 없는 것이 그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 때문이다. 간밤의 비바람에 꽃잎이 많이 떨어졌을 거라고 추측하는 시인, 어쩌면 그는 생각처럼 평탄치 않은 자신의 처지를 그렇게 빗대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었으나 과거와는 인연이 없었고, 벼슬을 욕망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그의 일생을 생각해보면 이 간결하면서도 품위 있는 이 시가 마냥 편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쩌다 한시 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