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목란시
木蘭詩
㘉㘉復㘉㘉(즐블복즐즐) 덜그럭 덜그럭
木闌當戶織(목란당호직) 목란이 방에서 베를 짜네
不聞機杼聲(불문기저성) 베틀북 소리 들리지 않고
唯聞女嘆息(유문여탄식) 들리는 건 오직 긴 한숨소리
問女何所思(문녀하소사) 무슨 걱정을 그리 하는가
問女何所憶(문녀하소억)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女亦無所思(여역무소사) 저에게는 그리는 사람도 없고
女亦無所憶(여역무소억) 다른 생각도 없습니다
昨夜見軍帖(작야견군첩) 어제 밤 군첩을 보았는데
可汗大点兵(가한대점병) 나라에서 군사를 모은답니다
軍帖十二券(군첩십이권) 군첩 열 두 권 안에
券券有爺名(권권유야명)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阿爺無大兒(아야무대아) 아버지에게는 장성한 아들 없고
木闌無長兄(목란무장형) 목란에게는 오라비 없으니
願爲市鞍馬(원위시안마) 시장에 가 안장과 말을 사서
從此替爺征(종차체야정) 늙은 아버지 대산 전쟁에 나가려구요
東市買駿馬(동시매준마) 동쪽 시장에서 준마를 사고
西市買鞍韆(서시매안천) 서쪽 시장에서 안장 사고
南市買轡頭(남시매비두) 남쪽 시장에서 고삐 사고
北市買長鞭(북시매장편) 북쪽 시장에서 채찍을 사네
旦辭爺娘去(단사야낭거) 아침에 부모님께 하직인사하고
暮宿黃河邊(모숙황하변) 저녁이 되어 황하가에 머무네
不聞爺娘喚女聲(불문야낭환녀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黃河流水鳴濺濺(단문황하류수명천천) 단지 들리는 건 황하의 물소리
이하 생략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을 좋아했다. 주제곡 <리플랙션>도 참 좋아했다. 이 작품이 극장에 걸렸던 1998년, 이십대 중반이었던 필자는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와 이 영화를 보러 갔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근처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으며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도 난다. 그런 기억 때문인가, 몇 년 전 디즈니에서 실사화한 영화 <뮬란>도 극장에 가서 보았다. 사실 이 영화는 때아닌 인권 논란 등으로 개봉 전부터 시끄러웠고 흥행에도 완전 실패했다. 그럼에도 나는 극장을 찾았다. 실제로 본 영화는 기대에는 한참 못미쳤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알려져 있듯 애니메이션 <뮬란>은 위진남북조의 시가 <목란시>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든 작품이다. <목란시>는 중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고사다. 오랫동안 구전되어 온 민가라고도 할수 있다. 전쟁이 만연하던 난세,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에 참가한 주인공 목란의 이야기, 충과 효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쟁에서 공을 세워 귀향하는 감동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뮬란>은 전통적인 코드를 따르지 않고 자아를 찾아 떠나는 용감한 여성의 이야기로 탈바꿈 시키고, 거기에 로맨스와 코믹함을 가미하여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재탄생시켰다. 앞서 말한 주제곡,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부른 주제곡 <리플렉션>은 가사도 음율도 일품이었다.
남장을 하고 아버지를 대신해 전장에 나간다는 독특한 소재와 그 안에 담긴 짙은 효심 때문인가, 대학 시절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인상적으로 보았고 주제곡 리플렉션도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목란시>의 작자는 미상이다. 위진남북조도 춘추전국 못지않게 전쟁이 끊이지 않던 혼란한 시대였다. 어디까지가 팩트인지는 모르겠으나, 있음직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 감동적인 이야기는 큰 울림으로 남아 천오백년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