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 <제오강정>
제오강정(題烏江亭) 두목(杜牧)
勝敗兵家事不期 (승패병가사불기)
包羞忍恥是男兒 (포수인치시남아)
江東子第多豪傑 (강동자제다호걸)
捲土重來未可知 (권토중래미가지)
승패는 병가에 있어서 기약할 수 없는 것
수치를 감수하고 참는 것이 사내장부니라
강동에는 아직도 많은 영웅호걸이 있으니
만약 권토중래를 도모하였다면 어찌 되었을까
초한지의 주인공, 유방과 천하를 두고 다퉜고 자결로 생을 마감한 항우에게는 비극적 낭만성이 강하게 풍긴다. 역발산기개세, 거칠 것 없던 용맹과 무력, 아름다운 여인 우희, 비극적 결말, 그래서인지 중국인들은 유방보다도 항우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유명한 경극 소재인 <패왕별희>는 시대를 초월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항우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은 과연 각별했던 가 보다. 그가 죽은 지 천년이 지난 뒤인 당나라, 앞서 소개한바 있는 일급시인 두목이 그가 자결한 오강가를 찾았다. 그곳엔 이미 그를 기리는 정자가 세워져 있었던 모양이다. 그 앞에서 두목이 시를 지었다. 그것이 바로 이 <제오강정>이다. 항우가 만약 오강을 건너 후일을 도모했더라면, 권토중래했더라면..., 그렇게 시인은 항우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그를 추모했던 것 같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그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항우는 다시 멋지게 재기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