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센티멘탈

쉬자훼이를 걷다

상하이 쉬자훼이 일대도 무척 번화하고 화려하다. 최고급 백화점과 상가들이 즐비하고 세련된 도시 풍경을 조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서가회'란 독특한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인가. 이는 명나라의 관리 서광계와 그의 후손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쉬자훼이란 즉 ‘서씨 일가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서광계는 상하이 문화의 원형이라고도 불리는 인물인데, 그는 서양의 선교사와 교제하며 천주교 세례를 받았고 서구의 학문을 적극적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전통학문에 조예가 깊은 동시에 새로운 지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 명나라의 관리이자 학자이면서도 세계의 흐름과 처세에 밝았다는 점은 오늘날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상하이의 특징과 잘 매치되는 지점이다.






쉬자훼이는 남경로와 더불어 상하이의 대표적인 상업지역이다. 그랜드 게이트웨이, 메트로 시티와 같은 대형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어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조성하며, 밤이 되어 조명이 들어오면 아름답고 낭만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도로가에는 야자수가 심어져 있어 이곳이 남방임을 느끼게 해준다.



쉬자훼이 전경



화려하고 세련된 쇼핑몰을 둘러보았다면, 이제 쉬자훼이의 속살을 둘러보아야 한다. 상하이 최대의 천주교 성당이 바로 이곳에 있다. 바로 쉬자훼이 천주교당인데, 1910년에 세워졌다. 중세 카톨릭 양식의 건물로 두 개의 높은 첨탑이 인상적이다. 높이가 무려 60미터에 이르며 웅장한 느낌을 준다. 유학시절 천주교 신자인 몇몇 동료들은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성당에 다녔다. 학교에서 성당까지는 꽤 먼거리였음에도 그들은 꼬박꼬박 성당에 나갔다. 아마도 고독하고 불안한 유학생활에 큰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20130504103335611653[1].jpg 쉬자훼이 천주교당





상하이인들이 사랑하고 흠모했던 서광계 기념관도 천주교당 근처에 있다. 서광계의 무덤을 중심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그 안에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안에는 그가 남긴 저작과 관련 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명나라 말기의 실학과 천주교 관련 기록들이다. 유학시절 <명말 중서문화 교류>라는 제목의 강의를 한 학기 들었다. 중문과가 아닌 사학과 과목이었는데 꽤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서광계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담당 교수님은 강조해서 말했을 것 같다. 서광계는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중국어로 번역하여 중국의 수학발전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니 말이다.




다음으로 발걸음은 쉬자훼이 공원으로 향한다. 중국의 여느 도시들처럼 상하이에도 많은 공원들이 있다. 복잡한 도심의 한복판에 잠시 쉬어갈수 있는 공간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적한 공원 주위로는 높은 빌딩이 경쟁적으로 솟아있어 대조를 이루고, 공원 안에는 호수가 있어 분위기를 더한다. 천주교당과 더불어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이 많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쉬자훼이 일대는 와이탄, 남경로와는 또 다른 분위기와 느낌으로 존재한다. 상하이의 원형을 보고자 한다면 빠뜨리지 말고 꼭 꼼꼼하게 둘러봐야 할 곳이다. 주지하듯 상하이는 외래문화에 특히 개방적인 도시다. 개항 이후 상하이인들은 서양의 문물을 재빠르게 흡수했고, 상하이화 시켰다. 현실과 실용을 중시하며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받아들이는 생활태도가 바로 상하이의 두드러진 특징이라 하겠다.






작가의 이전글상하이 센티멘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