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부터였다.
웃고 떠들고 철없던 여고시절에도, 난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미래에서 온 아이 같았다.
꼼꼼히 다이어리에 그날 주운 낙엽을 붙이고 날짜와 그날의 기분과 온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생각했다.
‘나중엔 이 순간조차 그리워지겠지’
그래서 난 그 행복한 시절에서조차 그 시절을 그리워했었다.
이번 여행을 마치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북극성을 보았다. 어두운 밤하늘 구름 위에서 밝게 빛나는 별들을 보며 간절히 바랐다. 이 구름 아래로 내려가면 제발 그 시간 속에서, 아무런 시차 없이 온전히 현재를 즐기며 살게 해 달라고.
미래에서 날아온 내가 간절히 현재의 나에게 바라고, 또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