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 로비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다.
엘리베이터 세대 중 20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는 맨 우측에 있는 한대뿐이다.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먼저 도착했다.
나를 비롯해 로비에 있던 여자 셋은 가운데 엘리베이터에 탔다.
18층에 도착해 모두 내린 우리는 우측 엘리베이터로 갈아타려다가, 사무실이 18층이란 사실을 깨닫고 그대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조용하게 타자소리만 들리는 이 공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 온다.
원래는 따로 방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탁 트인 곳에 노트북이 세팅되어있는 곳이 내 자리란다.
칸막이도 없이 옆 자리가 다 보이는 자리였다.
일단 앉는다.
마치 어제도 본듯한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가볍게 치고 간다.
옆 동료들은 모두 모르는 얼굴이다.
육아휴직 7개월째
자꾸만 반복되는 회사 꿈
딱히 복직이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내 아이의 다섯 살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지금 충분히 아이와 행복하다.
그런데, 자꾸만 회사꿈이 반복된다.
내 일, 내 커리어가 전부였던 시절과 지금은 분명 다르다.
그런데 왜 내 안에 나는 자꾸 무언가의 업적을 갈망한다.
꿈에서 깨고 생각했다.
내 사무실이 18층이었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9층이었나, 10층이었나.
책상 위 굴러다니는 내 명함을 찾아내어 보니, 12층이다.
12층?
왜 이렇게 어색한 건지.
도무지 7개월간 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은 건지 혼란스럽다.
자꾸만 반복되는 회사꿈.
회사가 좋아서일까.
싫어서일까.
내 무의식에 좀 더 집중해 보며 아침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