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악몽

그 기억들이 무의식 속에서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일까

by 애송이

그날 따라 잠이 오지 않던 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떠돌고 있었다.

그러다 뭔가 너무 실제 같지만 현실감은 떨어지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실시간 이태원'

사람이 틈이 없이 뭉쳐 서로 이리저리 밀리고 있는 영상이었다.

홀린 듯이 계속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여 실시간 상황을 지켜보았다.

그 밤에는 아직 아무것도 그 상황을 중계하는 이들을 막을 수 없었기에

나는 그 어떤 필터도 거치지 않은 생생한 현장의 사진과 영상들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한 새벽 4시까지 올라온 모든 영상과 사진을 보다 결국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 되어 신랑에게 어젯밤 이야기를 전하고

해당 기사들을 검색해 보니 어젯밤에 올라왔던 사진들은

모두 여러 검열에 걸렸는지 사라지거나 모자이크 된 사진 및 영상이 몇 장 남아있을 뿐이었다.


정말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이 끔찍한 밤이었다.

하필 그날은 핼러윈이라

그날 자체가 풍기는 음침함과 사람들의 복장과 주변의 환경 등이

그리고 그 결과가

너무나 말 그대로 끔찍했다.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그날 이후

꽤나 우울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나는 마치

공포가 내 몸에 머물고 있는 느낌이었다.


'저 정도로 많은 인원은 아니었겠지만

나도 비슷한 광경을 봤겠지?

나도 저런 식으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의식을 잃었던 거겠지?

분명 나는 저런 장면들을 봤을 텐데

왜 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까?

하지만 저 기억의 조각들은 내 머릿속에 남아있겠지?

그 조각들은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그 사고 때문이야."


다음날 엄마가 전화가 오셨다.

그날 그 사고 때문일 거라고.

그날 그 사고 때문에 너의 뇌에 뇌동맥류가 생겼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나도 좀 속이 시원하려나.

아, 원인이 있었구나. 하고


하지만 뇌동맥류는 원인이 없고

사실 원인은 어찌 보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지.


일단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위한 입원 날짜를 정했고


그날은 순식간에 다가와

바로 '내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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